"이 안에 시나리오 있다."

시나리오 쓰는 방법에 대한 글 시리즈 - 1화

by 사라 진희

어느 드라마의 절절한 대사 "이 안에 너 있다"처럼, 내 안 어딘가에 항상 웅크리고 있는 스토리 아이디어들은 내가 끝내 시나리오를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래서, 시나리오 쓰기에 대해 내 나름대로 고찰하고, 쓰는 방법도 공유해보자는 의도로 새 글 시리즈를 시작한다.


얼마 전에 종료한 글 '나의 인생 돌아보기'에서 내가 처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을 때를 언급했는데, 그때 나는 스토리를 소설처럼 죽죽 썼었다. 내 머릿속 이야기를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글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것을 내 상사 프로듀서에게 보여주고 지적을 받고 나서야 '아, 이렇게 쓰는 게 아니구나!' 하고, 다른 작가가 쓴 시나리오를 찾아보고 따라 쓰면서 형식을 배우게 되었다. (이땐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그 후로부터 이십여 년 뒤, 10편의 장편 스토리와 수십 개의 단편 시나리오를 써오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쓸만한 것은 반의 반의 반도 안된다.


'쓸만한 시나리오'라는 게 참으로 알쏭달쏭하다. 세상에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진 만큼, 시나리오도 다양하고,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느 시나리오가 쓸만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다르니까. 쉽게는, 대회에서 선정되는 시나리오가 쓸만한 글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대회도 주제나 방향성이 있기에 그에 맞는 글을 선정한 것이고, 심사위원들의 기준이 적용된 것이니 각각 쓸만하다는 기준이 또 다를 테다. 제작되는 시나리오도 마찬가지로 그 프로듀서의 기준에서 제작할만한 글이 쓸만한 것이었을게다.


그럼 뭐가 쓸만한 시나리오인데?


솔직히 나도 맨날 헤맨다. 다 써놓고 좋아하다가도 프로듀서의 거절을 받거나 대회에서 낙방하면, 아 이거 별 쓸모없는 글인가? 한다. 그러다 누군가 내 글의 장점을 발견해주면 어? 내 글 그래도 쓸만한가? 한다. 어떤 때는 이런 생각도 한다. 제작되기까지만 글 쓰면 되지 뭐. 영화로 만들려고 시나리오 쓰는 거니까. 하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는 매우 적다. 내 글이 발견되고 제작될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그럼 도대체 뭣하러 시나리오를 쓰나?


그건, 돈 안 들이고 새로운 영화를 내 '글로 미리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면 환호를 지르겠지만, 확률 싸움은 잠깐 잊고, 내가 좋아하는 일로서 이야기 만들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잠시 이리저리 굴리다가, 문득 아, 이거 괜찮겠다! 확신이 들기 시작하면 그저 신이 난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시나리오 쓰기를 시작하는 분이라면 끝까지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동기다. 결과가 어찌 되든 즐겁게 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이들은 돈 벌기 위해서 글을 쓰기도 하고, 데뷔를 위해서 보여줄 만한 작품을 만들려고 쓰기도 한다. 다 좋다. 하지만 글 쓰는 과정이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포기도 쉬울 거라 본다.


즉, 이 안에 있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나를 기쁘게 하고, 그로 인해 글쓰기가 시작된다. 어떤 이야기가 당신 안에서 꺼내 달라고 버둥대고 있는지 잘 살펴보시길 바라며, 강력한 동기도 찾았다면, 앞으로 나와 함께 시나리오 쓰기에 도전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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