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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da May 27. 2023

표본 제작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배로는


배운 것이 없어

욕망하라고 쓰고

배를 채우기 위해

손에 집어 든

펜이기도 하고

꽃이기도 하고

포크이기도 하고


콕 찍어 말할 수 없어

남은 것은 단 한 알의 사과

붉은 빛을 베어 물면 나오는

벌레 한 마리

핀셋으로 집어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더 자세하게는

기어나가야지만이 알 수 있다

몸을 웅크려


통통한 배로 시작해서

꽃 위를 더듬어 나가서

내 모습을 바꾸며

하늘과 구분이 안 될 때까지

날아가다가


툭하고 떨어진 박제실 안

건조한 나무판 위

물 한 줌 쥐지 않고

제일 거대한 생명을

마주 보다가

내세울 것이 없다


그래서 단순히

건조된 채로

통통한 채로

굳어진 배만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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