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구수산도서관
지난 2월 22일, 대구 구수산도서관에서 '문학, 나눔' 대담 1부 행사에 최휘웅 작가님, 박서련 작가님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간략히 후기를 전합니다.
2024년 문학나눔 도서 사업에 선정된 작가들이 독자와 시민을 만나는 행사인데요. 1부는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낱말의 장면들>이 새로운 낱말을 통해 삶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에세이라는 점에서 저에게 연락을 주신 듯해요.
저는 순우리말과 삶의 이야기를 엮게 된 과정과 신경쓴 부분 등에 대해 주로 답변했습니다.
어쿠스틱 그룹 어쿠룹스의 'in to the unknown' 공연을 들으면서 긴장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으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마이크를 잡으니 숨이 좀 가빠졌지만ㅎㅎ 준비한 말은 거의 다 차분히 전해 드렸고 고개를 끄덕여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오셨는데
<낱말의 장면들>에 얽힌 이야기와 평소의 제 생각을 직접 들려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송현지 평론가님 배려 덕분에 질문 내용을 확인드려 가면서 무사히 답변할 수 있었고 (진행을 정말 잘해주셨어요!)
박서련 작가님께서 제가 긴장 풀도록 너무나 환하게 웃어주시고 내내 경청해 주셔서 힘이 많이 됐어요.
인류애가 주는 감동에 촉촉히 젖은 시간이었습니다 ;)
답변하실 때는 카리스마 있고 능수능란하신 작가님.. 옆에서 우와우와 하고 반하면서 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 '관용'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것'에 대해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지원 행사 운영 사무국과 구수산도서관 직원분들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혹시 요즘 제가 뭐 쓰나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에세이 한 권을 출판사에 보낸 뒤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고
매일 머리를 쥐뜯으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ㅎㅎ
여전히 이런저런 일로 혼자 엎어졌다 일어서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중이에요.
돌이킬 수 없는 일로 괴로울 때는 심리학자 칼 융의 'wounded healer'라는 개념을 생각합니다.
진주 작가의 연극 <클래스>에 나오는 마지막 대사도요. "이제 그 상처는 나의 입이다."
그러면 이 고통은 어디에 쓰일 수 있을까, 이 일이 내 삶에 주는 의미는 뭘까,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아픈 만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
고통의 쓰임새를 가끔 실감하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