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닥에 누인 몸 주위로 도미노를 쌓았다
초라한 의식을 거행하듯이
도미노를 쌓는 것도 나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것도 나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것도 나
도미노를 했을 뿐인데 시간은 호흡을 멈췄고 햇빛은 자취를 감췄다 냄새가 반려를 잃고 도미노와 손이 도주한 어느 날 이따금씩 들리던 발자국마저 사라지자 나는 비로소 안전해졌다
누군가의 땀내를 맡았더라면 달랐을까
코를 킁킁거려도 눈을 깜빡여도 캄캄할 뿐
무게를 잃은 바닥은 더 이상 배를 싸르르 간질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