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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삼거리 Dec 12. 2024

새우젓, 대파겉절이

 

“저녁에 뭐 먹을까?”

“짜파게티에 소고기, 그리고 파김치! 음, 소고기는 없어도 괜찮을 것 같아, 대신 계란프라이.”

(파김치?)


 파김치라..

 어떤 파, 쪽파? 대파밖에 없는데, 저번까지는  짜파게티에 소고기만이 그가 아는 세상이었는데 언제 파김치와의 맛을 알아버린걸까 파김치 사러 버스 타고 시장에 다녀올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대로의 파김치는 나의 실력으로 되지 않는 데다가 지금, 급하게 쪽파를 다듬고 싶은 생각도 없고, 마침 멸치 액젓도 떨어졌는데. 이렇게 실력과 입맛이 일치하지 않을 때의 슬픔이란, 침착하자, 아무리 아기 호랑이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하는 수 없이 이번기회에 나의 대파겉절이 완성으로 한걸음 나아갈 때닷. 다년간 몇 번의 도전으로 거의 근접했지만 아직 뭔가 어설프다. 보통 멸치액젓을 넣어 절였는데 양을 잘 못 맞춰서 그런지 색이 어두워지면서 맛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가만,

 가만.


 요즘 즐겨하는 새우젓 무침에 파를 살려 듬뿍 넣으니까 좋은데, 그 맛이 파김치랑 비슷하다 거기서 조금 나아가면 어떨까. 김치란 자고로 ‘소금에 절여진’부터 시작하는 것이니 새우젓으로 절여도 될 것 같은데. 대파를 굵게 채치고 새우젓을 한 스푼 정도 넣어서 절이다가 고춧가루를 팍팍 넣으면, 여기까지는 스케일은 다르지만 우리 집 새우젓 무침과 재료가 같다. 여기에 생강가루가 있으니까 조금 넣고, 다진 마늘을 살짝 넣고 버무리면.


 흠,

 이것이야 말로 완성형 새우젓대파겉절이!

 대파의 맛과 색이 잘 살려진 깔끔한 맛.

 간단하게 지금도 좋은데,

 이걸 기준으로 액젓을 조금씩 넣어봐야겠다.


새우젓, 대파겉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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