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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Oct 23. 2021

폴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그림으로 본 요람에서 무덤까지 20

종이책 <삶의 미술관> 출간으로 이 브런치 북에는 도슨트 설명만 남겨둡니다.


https://collections.mfa.org/objects/32558 

Paul Gauguin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1897-98, oil on canvas, 139.1 x 374.6 cm

Museum of Fine Arts, Boston



도슨트 설명

폴 고갱의 인생에 대한 철학적 질문입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미 많이 봐왔던, 너무나도 유명한 대작이지요. 이 그림은 고갱이 지인에게 편지로 모든 설명을 다 했습니다. 화면 구성과 색채, 상징, 그림을 보는 방법까지 친절히 다 알려줬어요. 

이 그림은 1897년 타히티를 두 번째 방문했을 때 그렸습니다. 고갱이 유작으로 여기고 이 그림을 시작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그를 나병환자라고 생각할 정도로 고통받는 비참한 건강 상태였습니다.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하여 6개월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없었어요. 고갱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고, 마지막 작품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기로 했어요. 그가 항상 만들고 싶어했던 작품이 있었어요. 유럽의 부패한 발전에 영향을 받지 않은 원시의 이상을 예시한 철학적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이 작품인데요, 그의 원시 예술의 정점을 나타냅니다.

자, 그러면 천천히 생각해가면서 그림을 살펴볼까요? 

우리는 어디에서 왔습니까? 고갱은 처음에 그를 타히티로 데려온 모든 실존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타히티가 지상의 에덴 동산이라는 이상적인 비전을 제시합니다. 바다와 타히티의 화산 산이 배경으로 보이는 이 그림에는 섬 풍경을 가로 질러 배열 된 수많은 사람들, 모두 열 네 명이 등장합니다.  동물들은 왼쪽에 흰새가 발톱에 도마뱀을 안고 있고, 중앙에는 회청색과 적갈색, 염소, 두 마리의 흰 고양이, 뛰는 검은 개가 있습니다. 상징적 인간이 등장해요.

고갱의 철학적, 회화적 교리 전체를 설명하는 작업이에요. 고갱이 '꿈의 언어'라고 불렀던 것은 바로 색채의 요소였어요. 배경은 일반적으로 녹색과 갈색 톤으로 칠해진 숲이지만, 복잡한 구성의 다양한 형태와 깊은 공간은 녹색과 파란색 색조로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배경과 그림자에 대한 짙은 남색의 반복적인 사용은 절망과 슬픔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푸른 그림자에 둘러싸인 그림의 부분들이 보여주듯, 고갱은 색채 사용과 결합하여 보는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림의 다양한 부분을 붓질로 강조합니다. 고갱은 그림이 신비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작품 제목이 제기하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그림은 고대 언어로 쓰여진 신성한 두루마리의 방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합니다. 오른 쪽의 잠자는 아기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은 우리가 무엇인지를,  왼쪽 끝에 웅크리고 있는 노파는 우리가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펼쳐져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마오리 신화에 비추어 탄생, 삶, 죽음에 대한 명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양쪽 위 모서리는 마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서리가 손상된 황금색 벽의 프레스코화와 같습니다. 크롬 노란 색 왼쪽에는 이 작품의 제목이 프랑스어로, 오른쪽 모서리에는 고갱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세 여자와 아기는 삶의 시작을, 중간 그룹은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성년기의 존재를 상징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죽음에 임박한 노파가 체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노파가 이야기를 완성합니다. 노파의 발 앞에는 도마뱀을 발톱으로 물고 있는 흰 새가 있는데요, 모든 이야기가 끝나며 말의 허무함을 상징한다고 작가가 설명했습니다. 받침대 위에 양팔을 뻗은 파란색 우상은 "저 너머”를 나타낸다고 고갱이 설명했는데, 글쎄여, 저 너머가 어디일까요…

이 그림은 인간 영혼, 그의 의심, 절망의 드라마를 드러내는 채색된 형태를 만들기 위해 그림의 한계를 뛰어 넘는 예술가의 투쟁, 그의 의지의 열매이자 증인입니다. 고갱은 회복된 후 1898년 봄에 그 그림을 파리로 보냈고 그곳에서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갤러리에 전시되었습니다.

제목과 그림 자체에서 제기되는 질문은 기원, 정체성, 목적 및 운명과 같은 오늘날 관객에게 계속 울려 퍼지는 인간 조건에 대한 영원한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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