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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Mar 20. 2024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

책 리뷰

<특성 없는 남자> 1,2,3,4,5권 로베르트 무질 지음, 신지영 옮김. 2022. 나남.

1권부터 5권까지 통합하여 리뷰를 씁니다. 인용은 각권과 페이지를 명기합니다.


현대사에서 합스부르크 비엔나의 문화는 현대 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문학, 저널리즘, 음악, 철학, 심리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적 혁명이 뜨거웠다.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만났던 클림트(Gustav Klimt, 1862- 1918), 실레(Egon Schiele, 1890-1918), 코코슈카(Oskar Kokoschka, 1886-1980)의 그림들이 눈앞에 좍 펼쳐진다. 미술뿐이랴, 오래전 한국어로 번역된 요제프 로트의 소설 <라데츠키 행진곡>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 <특성없는 남자>를 읽는 동안에도 마음은 비엔나 거리를 걷고 있었다. 예술가뿐 아니라 정치가도 비엔나에서 빠지지 않는다. 볼셰비키 혁명가인 마르크스 주의 이론가 트로츠키(Lev Davidovich Bronstein/ Leon Trotsky, 1879-1940)는 ‘카페 젠트랄’에서 정치 팜플렛을 썼다.

명석함과 편견, 질서와 무질서, 권리와 사회적 양심이 공존한 도시 비엔나. 언젠가 한번은 비엔나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었다. 능력의 한계에 부딪친 안타까움을 책을 읽는 것으로 달랜다.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의 책 <특성없는 남자>이다. 무질은 책에서 비엔나를 다양한 국가, 문화, 종교, 예술 운동의 용광로로 표현했다. 비엔나에서는 현대 평화주의와 현대 반유대주의가 공존했다. <특성없는 남자>에서 유대인은 카카니아 신화의 중요한 요소이다. 오스트리아 문화는 유대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요제프 로트 (Moses Joseph Roth, 1894-1939),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1862-1931),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1042),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말러(Gustav Mahler, 1860-1911),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 가슴벅찬 이름들 아닌가.


<특성없는 남자>는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대를 보여준다.

소설은 1913년 비엔나의 정치 및 문화 기관이 시도한 소위 “평행운동”의 설계와 진행을 펼쳐놓았다. 1913년은 1차세계대전 발발 1년 전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변화와 불안정성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국의 붕괴와 함께 불확실한 시대를 묘사한다. 오래된 시대의 남은 평온함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모순과 긴장,  시대감과 존재 조건을 탐구한다.

<특성없는 남자>는 수많은 에세이들의 집합으로 에세이 형식의 짧은 삽입문을 통해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고 흥미로운 관점과 사고방식을 열어준다. 1910년에서 1930년 사이 유럽 문화의 이데올로기적 망상이 드러나고, 성스러운 사상과 인물이 조롱당하는 모습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심리학, 철학, 정치, 이데올로기, 역사, 성, 문화에 대한 해석이 들어있다.


대작의 첫 권은 1930년 11월 26일에 출판되었다. 거의 2천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었는데 그의 유고에 또 다른 1천 페이지가 남아있었다. 우리글로 번역된 350여 쪽의 책 다섯 권. 읽기 버거운가? 걱정할 것 없다. 집어들고 펼치면 20세기초 비엔나 여행이 시작된다. 지적인데다가 재미까지 있는 여행길이다.


한국에서 전 5권 발행(나남)된 책의 전체 분량은 1752쪽이다. 5권 전질을 뭉뚱그려 리뷰를 쓰는 것이 웬지 허술하다는 느낌이다. 우선 배경과 등장인물, 사건을 정리한다.

시간은 1910-1930년의 기간, 공간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비엔나가 배경으로 깔려있다. “평행운동”으로 이야기가 전재된다.


카카니아 – 합수부르크 왕가

우리들에게 낯선 “카카니아kakania”라는 나라가 공간의 중심축인데 카카니아는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알아보자.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중부유럽에 존재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뜻한다. 1867년에 생긴 다민족 국가.

카카니아를 오스트리아에서는 k.u.k[kaiserlich und königlich 오스트리아 황제와 헝가리 왕]으로 불렀다. 헝가리에서는 “und(and)”없이 간단히 kk라고 불렀다. 역사적 관점에서는 합수부르크 왕가의 법원과 정부를 가리킨다. 작가 로베르트 무질은 카카니아를 소설 속에서 제국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강조하고 제국의 쇠퇴와 함께 하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그린다. '카카니아'이름은 공식적으로는 폐기되었지만 감정적으로는 엄숙하게 유지된다.

"이 나라는 서면상으로는 스스로를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주국'이라 칭했고, 구두상으로는 '오스트리아'로 불렀다. 그러니까 하나의 이름으로 불렀는데, 이 이름은 국가에 대한 장엄한 맹세를 할 때는 빼버렸지만 모든 감정적 사안에는, 감정이 국가법만큼이나 중요하며 규정은 현실의 진지한 삶에서는 중요하지 않다는 표시로 그대로 두었다." "가톨릭 교회식으로 통치되었지만 국민들은 자유로운 정신으로 살았다. 법 앞에서는 모든 시민이 동등했지만 모두가 시민은 아니었다. 의회가 있었지만 그 자유를 너무 격렬히 사용했으므로 보통 닫아 두었다." 1권 60쪽.



다양한 등장 인물

비엔나 귀족, 외교관과 기업가, 열성팬, 혁명가, 성살인자, 유대인 혐오주의자 등 플레이어와 반대자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현대성의 혼란을 보여주는 내면의 딜레마를 지닌 캐릭터를 창조했다.

각 캐릭터는 카카니아(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실 기관에 대한 풍자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자신은 소설의 주인공 “울리히”속에 스며든다. 울리히가 완전히 로베르트 무질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무질을 반영한다.

인물들은 토론, 생각, 반추, 철학, 끝없는 은유와 서사적 플랫폼을 제공하며 부지런히 책 속을 드나든다. 인물들의 내면 성장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현대사회의 복잡성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울리히

높은 사회적 지위와 교육을 받았지만 동시에 자아탐색과 내면의 불안을 느낀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찾지 못하는 인물로 묘사. “특성없는 남자”로 불리며, 군인과 공학자를 거쳐 수학자가 되었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울리히는 카카니아와 마찬가지로 다층적인 사회 담론과 진부한 대화, 관료적 집착, 군사적 대담함의 집합체를 통해 묘사된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전후 비엔나 엘리트들의 특징이다.

울리히의 아버지

유명한 법학 교수이자 오스트리아 지방에서 은퇴하여 합스부르크 궁정의 고문. 오스트리아 귀족의 환심을 샀다.  궁극적으로 법학 교수직, 명문 아카데미 회원 자격, 심지어 세습 귀족으로의 승격을 달성했다.

아가테 울리히의 여동생. 첫 남편은 신혼여행 중 사망했고, 진보적인 교육학자와 재혼해 지방에서 무명 생활을 하고 있다. 울리히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과 욕망을 탐구한다. 그녀는 현대사회의 국면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갖고있다.

울리히와 아가테 둘 사이에는 에로틱한 긴장감이 고조된다. 서로를 찾았다고 믿는 상상의 "샴쌍둥이"로서의 관계를 긴 대화를 통해 탐구한다. 지적, 미학적 향유의 근친상간적 유토피아를 세우려는 시도로 원형적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하가우어 아가테의 두 번 째 남편. 교육 문제에 대한 권위자로 인정받고 널리 호평을 받는 책을 썼지만 아가테는 그를 진부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처음부터 그에게 지쳤다.


클라리세 발터의 신경증 아내, 울리히의 친구. 예술적 천재의 탄생을 꿈꾸는 니체주의자. 니체에 대한 열정으로 인해 점점 더 광기에 빠진다.

발터 울리히의 학창시절 친구. 생명의 건강성을 흠모하는 자연주의자.

디오티마 본명은 에르멜린다 투치. 울리히의 사촌.

수수한 중학교 교사의 딸, 시민계급 출신 외교관의 젊은 아내. 평행운동을 이끈다. 오스트리아 문화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영혼의 이상주의자. 영혼과 애국심을 똑같이 고양할 생각, "이상"을 찾기 위해 열렬히 자신을 던진다.

투치 디오티마의 남편. 오스트리아 관료주의의 상징. 시민계급 출신의 외무부 국장.

아른하임 프로이센 출신의 독일인이자 대 자본가. 돈이 자본주의의 위대한 질서이자 자유주의로 승화된 억압과 간계임을 강조한다. 디오티마의 영혼에 매혹되어 평행운동에 참여한다.

라인스도르프 평행운동의 창시자. 라인스도르프 백작의 중요한 목표는 "교육과 재산"이라는 모토에 따라 상층 부르주아지를 참여시켜 카카니아의 다민족 국가의 통합을 촉진하는 것이다. 현실정치를 표방한다.

슈툼 장군 국방부 군사 및 일반교육과 과장. 위대한 지식의 지도를 그리려다 실망하고 군국주의로 치닫는다.

한스 젭, 게르다 전형적인 범게르만주의 청년들. 유대인을 멸시하고 독일민족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불안정한 인물들이다.

레오 리셀 게르다의 아버지. 로이드 은행의 지점장 직무대행. 유대인. 한스 젭의 독일민족주의에 맞서면서 평행운동에도 동의하지 않는 자유주의적 인물이다.자본과 인류의 진보를 동일하게 생각한다.

라헬, 졸리만 라헬은 디오티마의 몸종. 졸리만은 아른하임의 하인. 흑인. 새롭게 부상하는 민중계급의 아이콘으로 담론을 확장시킨다.

모스부르거 매춘부 연쇄 살인자. 어떤 학술적 담론으로도 포섭되지 않는 문제적 범죄자.

보나데아 울리히의 연인. 모스부르거를 옹호하는 한편 당대의 욕망을 상징한다. 색정증 환자.


특성 없는 남자

특성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반복적인 성질이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특성들에 무관심하고 이 특성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다. 예; 울리히

특성 있는 남자

외부에서 주어진 특성들을 받아들이고 또 이를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예; 발터, 울리히 아버지.



1부 "일종의 도입부" 

19개 장으로 구성되었다. 주인공 울리히와 그의 배경을 주로 소개하는 부분이다.

“대서양 위에는 저기압이 자리 잡았다. 저기압은 동쪽으로, 러시아 위에 진을 친 고기압 쪽으로 움직였고 북쪽으로 이 고기압을 비켜 가려는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등온선과 등서선 탓이었다. --- 해와 달의 뜨고 짐, 달, 금성, 토성 고리의 조도 변화, 그 밖의 많은 중요한 현상들이 천문학 달력의 예고와 일치했다.”1권 23쪽

소설의 시작 첫 문장이다.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은 날씨를 문학적 장치로 활용하여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분위기를 설정해 왔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이 기상학적 설명은 반 페이지쯤 기록된다. 갑자기 그것은 일반 언어로 번역된다. “1913년 8월 어느 화창한 날이었다.”고.

그리곤 거리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눈을 감고 소리만 들어도 어딘지 알 수 있다는 제국의 수도 비엔나를 작가는 이렇게 그린다.

“모든 대도시들처럼 이 도시도 불규칙, 고대, 진보, 낙오, 물건들과 사안들의 충돌, 그 사이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바닥없는 정적, 닦인 길과 닦이지 않은 길, 규칙적 리듬의 큰 소리, 모든 리듬의 영원한 불협화음과 변위로 이루어졌고, 전체적으로 집, 법칙, 규정, 역사적 전통이라는 내구성 소재로 만들어진 용기 안에서 끓고 있는 거품과 비슷했다.” 1권 24쪽.

이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카카니아의 수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위대한 사람이 되고싶었던 울리히

울리히는 자신을 둘러싼 반지성주의를 경멸한다. 다른 사람들의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비난하고 현대 사회가 야만적이라고 한탄한다. 동시에 그는 자신이 비난하는 사회의 최악의 측면을 탐닉한다.

주인공 울리히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싶었다. 니체적 야망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 세 가지 방법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 나폴레옹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먼저 기병연대의 사관후보생이 되었다.

“당시 그는 ‘국민부장 교육’과 같은 평화주의 상투어에 아무런 가치도 두지 않았고 군주다움, 폭력, 자부심이라는 영웅적 상태에 대한 열정적 기억에 푹 빠져 있었다.” 1권 64쪽.

다음으로 그는 엔지니어가 되었다. 여기서도 그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기술자들이 그 분야에서는 성공했지만 거기서 설득력있는 인생 계획을 세우는 데는 실패했다.

“그들의 감정은 아직 이성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이 둘 사이에는 맹장과 대뇌피질만큼이나 큰 발달차이가 있다. 인간은 자신이 고귀하다고 간주하는 모든 일에서 자신이 발명한 기계보다 훨씬 더 구식으로 행동한다.” 1권 65쪽.

세 번 째로 그는 수학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보았다. 이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희망의 등불로 여겨졌다.

“그는 수학이 그 관할영역에서 제기되는 모든 질문에서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았다. --- 신자들에게 ‘훔쳐라, 살해해라, 음탕한 짓을 하라! 우리의 교리는 너희의 죄악의 똥오줌을 발효시켜 맑은 샘물로 만들 정도로 강하니까!’라고 말할 수 있는 남자는 아직 세상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학문에서는 그때까지 오류로 통하던 것이 갑자기 모든 견해들을 뒤집거나 눈에 띄지 않고 멸시받던 생각이 사상계의 새로운 지배자가 되는 일이 2년마다 일어난다.” 1권 71쪽.

그러나 어느 날 신문에서 ‘천재 경주마’라는 기사를 읽은 그는 천재로서 만족할 희망을 포기했다.

“병영에서 보낸 젊은 시절 울리히는 말과 계집 말고 다른 이야기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고 위대한 인간이 되기 위해 말에게서 도망쳤는데, 변화무쌍한 노력 끝에 그가 추구한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느꼈을 때 거기서 그를 맞이한 것은 그를 앞질러온 말이었다.” 1권 77쪽.

울리히는 비엔나 외곽에 있는 작은 성에서 1년 동안의 "인생에서의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후로 책은 울리히와 그와 관계된 사람들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1부에 등장하는 중요한 인물인 모스브루거는 34세의 목수이자 정신병동의 수감자로 젊은 매춘부를 가학적으로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는다. 울리히는 그의 선고에 참석했다. 살인에 대한 모스브루거의 책임에 대한 울리히의 도덕적 판단이 소설에서 하나의 주제로 자리잡는다.

"그는 법원군인에게 끌려 나가면서 몸을 돌리더니 뭔가를 말하려 했고 두 손을 위로 쳐들었으며 그를 떠미는 군인을 떨쳐 버리는 목소리로 외쳤다."나는 만족이야. 당신들이 정신병자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고 고백해야겠지만."" 1권 128쪽

이어지는 글에서 울리히는 그 상황이 분명히 광기였고, 우리 자신의 존재 요소를 왜곡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기록했다. 울리히의 생각은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만약 인류가 하나의 전체로서 꿈꿀 수 있다면 모스브루거도 생겨나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1권 128쪽.

모스부르거도 생겨나야 한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울리히가 소설 밖에서 지금 세상에 살고있다면 우리의 비전향 장기수非轉向 長期囚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뜬금없는 생각이다.


2부 "늘 똑같은 일만 일어난다"

123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울리히와 평행운동에 초점을 맞춘다. 제목처럼 항상 같은 일이 발생하며 모든 것이 원을 그리며 진행된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논의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없고 각자 자신의 부적절함 속에 갇혀있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는 그 시절 사회적 담론이 들어있다. 지금으로부터는 100년이 넘는 이전 세대이지만 당시엔 '진보'에 대한 생각들이었다. 등장인물 한스 젭, 피셀 지점장, 레오의 열띤 대화를 살펴본다.

"6개의 방, 하녀용 욕실, 진공 청소기 등이 있는 시민계급의 집은 천장이 높은 방, 두꺼운 벽, 아름다운 아치형 천장이 있는 옛 집들과 비교했을 때 진보인가요, 아닌가요?" "비행기는 우편마차에 비하면 진보인가요?" "수작업이죠!" "기계야!" 3권 159쪽.

주인공 울리히의 생각은 어떠한가?

"모든 진보는 동시에 퇴보입니다. 항상 특정한 의미에서의 진보가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전체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아무런 진보도 없습니다." 3권 159쪽.


평행운동 (Parallelaktion)- 카카니아의 애국사업

1918년 베를린에서는 독일제국의 프로이센 황제 빌헬름2세의 즉위 30주년을 축하한다. 이에 맞서 비엔나는 프란츠 요제프1세 황제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축하 행사를 기획한다. 분열된 카카니아를 통일시키는 하나의 위대한 이념을 찾으려는 카카니아의 애국사업. 이러한 오스트리아의 대규모 정치적 운동을 “평행운동”이라 칭한다. 교묘하게 병행된 이 행사는 ‘애국적 행동’인 반면 ‘위태로운 현실‘이다. 주인공 울리히는 오스트리아의 “평행운동”을 이끈다. 경쟁관계인 두 나라의 거국적 축하행사는 패전하면서 황실 행사를 열지도 못하고 멸망한다. 책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제1차 세계 대전의 시작이 곧 다가오고, 전쟁의 선동 요인에 대한 작은 언급이 본문 전체에 흩어져 있다.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애국 캠페인 “평행운동”의 실제 창안자는 라인스도르프 백작이다. 애국자인 백작은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법정이나 국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지는 않는다. 라인스도르프는 울리히에게 평행운동의 모든 일을 맡도록 시킨다. 울리히의 사촌 에르멜린다 투치(디오티마)의 살롱이 평행운동의 거점이 된다. 울리히는 그녀에게 디오티마라는 별명을 붙였다. 디오티마는 영혼과 애국심을 똑같이 고양할 이상을 찾기 위해 열렬히 자신을 던진다. 국가, 기업, 사회의 가장 중요한 대표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평행운동을 위한 아이디어를 개발한다. 비엔나 벨 에포크 시대 중산층 사회의 모든 캐릭터들이 디오티마의 살롱에서 정기적으로 만났다.

그러나 모든 제안에는 항상 반대 의견이 존재하며 충돌한다. 이 때 새로운 사람 유대인 산업계의 거물이자 위대한 작가 아른하임이 등장한다. 디오티마와 아른하임은 짧은 시간 내에 서로에 대한 플라토닉 사랑을 키운다. 디오티마는 비엔나 철학의 뮤즈가 되기를 열망한다. 그녀는 울리히와 아른하임이라는 프로이센 사업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변 환경에 대한 우리의 견해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견해조차도 매일 변해. 우리는 과도기에 살고 있어.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심오한 과제들을 지금까지보다 더 잘 다루지 않으면 이 시기는 아마 지구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거야.” 2권 65쪽

울리히는 평행운동에 모인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있는 “정신”은 가라앉는 시대의 환상이었다고 반추한다. 아프고, 깨어 있고, 꿈꾸는 뇌는 수천 개의 작고 민감한 신경 가닥처럼 그곳을 통과하지만, 그들이 결합하는 광선 지점은 없다고.

오스트리아가 필연적으로 모든 것을 변화시킬 전쟁을 향해 나아가는 흔적이 보인다.


디오티마의 집 거리에는 시위대의 소요가 이어지고 아른하임과 울리히는 서로 경쟁하는 삶의 철학을 제시한다. 대화는 한 편의 생활철학 에세이가 된다. 책에는 여러 토막의 에세이가 작가의 나레이션에,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 들어있다. 때로는 짧고 간단하지만 뜻깊은 심리가 표출되고, 또한 대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담화속에 철학적 개념이 들어있다. 이런 대화 형식은 토마스 만(Thomas Mann, 1875-1955)의 <마의 산>과 같은 느낌이다. 그보다는 약간 짧은.

“책임감 있는 지도자는 역사를 만들 필요가 없고 다음 시도의 토대가 될 시도일지를 작성해야 한다고 믿어야 한다! 나는 이 착상에 매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전쟁과 혁명은 어떻습니까? 시도가 이루어지고 작업계획에서 삭제되면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릴 수 있습니까?!” 4권 66쪽. 아른하임이 울리히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시도하는 삶은 심리학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결핍된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무한한 책임을 떠안으려는 의지뿐이다. ---“옛날에는 가령 특정한 전제에서 출발하면서 연역적으로 느꼈는데, 이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오늘날은 주도하는 이념 없이, 또 의식적 귀납과정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원숭이처럼 닥치는 대로 시도하지요!””4권 66쪽. 울리히의 답이다.


아른하임이 울리히에게 자신의 회사에 비서실장 자리를 제안하자 울리히는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둘은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다.

“제가 득이 된다니, 정말 드물게 들어 보는 말입니다. 제가 종사했던 학문분야에서 어쩌면 작은 득이 될 수도 있을 테지만 거기서도 저는, 아시다시피, 실망만 안겼습니다.” 4권 76쪽.

아른하임은 울리히의 성격과 인간적인 특성 때문에 곁에 두고싶다고 밝힌다. 울리히는 뜻밖이라고 반응한다.

““제 특성이요?” 울리히는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제 친구들이 저를 ‘특성 없는 남자’라고 부른다는 것을 아시나요?”“ 4권 76쪽.

아른하임의 제안은 유혹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산업 독재자의 목적이 달성되는한 인간의 피와 땀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울리히가 새롭고 고양된 감정적 경험을 계속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제안이다.

울리히는 궁금해하던 것을 드디어 입 밖에 냈다. 아른하임이 평행운동에 참여하는 이유가, 진정한 동기가 갈리치아 유전을 차지하는 것과 디오티마에 대한 관심인지 직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그런 증권가 소문을 믿느냐는 아른하임의 반문에 울리히는 정보를 잘 아는 사람에게 들었다며 소문을 확신한다. 아른하임은 그것은 부수적인 것이지 본질이 아니라고 답한다.

“--- 그리고 몇몇 사람들과 이 유전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이 고백은 비밀에 부쳐 두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4권 78쪽.



3부 "천년왕국으로(범죄자들)"

예언적 제목이다. 울리히는 그의 여동생 아가테를 발견하고 아름다운 디오티마는 영혼의 질문에서 성 과학에 대한 보다 실용적인 질문으로 이동한다.

정확한 언어와 미묘한 아이러니를 통해 작가는 각 캐릭터를 자신의 생각 세계로 표현한다. 대화는 당시 엘리트의 정교한 말하기 방식을 설득력 있게 반영하고, 이미지는 생생하며, 비유와 비교는 종종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텍스트의 대부분은 철학적이며 등장 인물의 내면의 생각과 삶을 탐구한다. 과학적인 세계와 신비적인 세계를 종합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처음 12장은 아버지의 장례식 기간을 다룬다. 울리히는 아버지 집에서 남편 하가우어와 별거중인 동생 아가테를 만난다. 울리히와 그의 여동생 아가테 사이의 관계를 서술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오이디푸스Oedipus  신화를 떠올리다가, 또 엘렉트라Electra 신화가 생각나는 관계이다.

아버지 집에서 편한 파자마로 갈아입고 여동생 아가테의 방에 들어섰을 때 울리히는 깜짝 놀랐다.

"비밀스런 우연의 지시에 따라 연회색과 적갈색의 줄무늬와 체크무늬 속에 감싸인 키 큰 금발 피에로를 마주했기 때문이었다. 이 피에로는 첫눈에 그 자신과 매우 닮아 보였다.

"난 우리가 쌍둥이인 줄 몰랐어!" 아가테가 말했고 그녀의 얼굴은 명랑하게 밝아졌다." 4권 122쪽.

이렇게 만난 남매의 대화는 후에 '반쪽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플라톤이 더 오래된 모범에 따라 이야기한 신화 알아? 원래 전체였던 인간이 신들에 의해 남자와 여자라는 두 부분으로 쪼개졌대." --- "아마 쌍둥이가 그럴 거야!" "우리는 쌍둥이가 아니지?" 5권 132쪽.

울리히는 쌍둥이가 아니라고 했고, 아가테는 쌍둥이로 만난 거라고 주장했다. 울리히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서로가 피에로같은 모습의 같은 종류의 옷을 입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가 예기치 않게 비슷하게 옷을 입었기 때문에?"

"아마도. 어쨌거나 그래! 오빠는 그것이 우연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우연이 뭐야? 오빠가 그걸 뭐라 부르든지 간에 나는 바로 우연이 운명이거나 섭리라고 생각해. --- 우리가 오누이라는 것은 이중으로 우연이야!" 5권 133쪽.

"둘로 쪼개진 인간에 관한 신화와 마찬가지로 피그말리온, 자웅동체 또는 이시스와 오시리스도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늘 남는 것은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것이야. 다른 성의 도플갱어에 대한 이 요구는 태곳적부터 있었어. 이 요구는 우리와 완전히 같지만 그래도 우리와는 다른 존재여야 하는 존재. 어떤 마법적 형상의 사랑을 원하지. --- 육체계의 제약들과 무관하게 두 개의 동일하게 서로 상이한 형상으로 만나는 사랑의 유동체에 대한 이 꿈은 이미 수도 없이, 벌써 고독한 연금술 속에서 인간 머리의 시험관들에셔 솟아올았어...." 5권 134쪽.

울리히와 아가테의 관계는 통속소설에서 흥미를 끄는, 근친상간의 금기를 어긴 놀라운 이야기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독자들이 이들을 통하여 '다른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고나 할까? 실제로 우리 시대에는 사랑의 형태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잖은가. 이성, 양성, 동성, 타인, 근친... 이런 현상이 21세기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구약성서에서도 언급된 부분이 많고, 중세 근대 현대 동시대를 통과하며 사랑의 '다른' 모습들은 계속 있어왔다. 비엔나 예술과 문학에서도 성적 도착과 실험에 대한 묘사는 흔히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화가 에곤 실레(Egon Schiele, 1890-1918)가 자신이나 여동생 게르티Gerti의 뒤틀린 누드를 그린 것도 그러하다. 팽 드 시에클(fin-de-siècle 세기말)의 비엔나 예술의 한 모습이 무질의 소설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독자는 울리히와 아가테의 관계를 읽으며 도덕적 갈등을 느낄 수 있다. 각자의 판단에 따라. 주인공 울리히의 도덕에 대한 관념은 어떤 것일까? "한 도덕주의자가 편지를 쓰면서 겪는 어려움"이라는 제목은 울리히는 도덕주의자로 인정한 결과일까? 올리히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런 식으로 당시 세상은 --- 마비된 도덕 때문에 몰락할 것인지, 생동하는 비도덕주의자들 때문에 몰락할 것인지 선택의 여지가 있었고 오늘날까지도, 결국 어느 쪽이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며 선택되었는지 잘 모른다. 일반적으로 도덕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상태에 대한 신뢰를 잃고 그 결과 당연히 많은 다른 것들도 잃었기 때문에 특별히 한번 도덕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면 모를까." 4권 353쪽.

"'행하라!'와 '행하지 말라!'라는 요구의 관계를 선과 악의 자리에 놓음으로써 자신의 사고에 훨씬 더 보편적이고 비개인적인 형식을 부여했다. 왜냐하면 도덕이 -이는 훈족 무리의 정신에도, 이웃사랑의 정신에도 해당된다- 상승중인 한, '행하지 말라'는 그냥 '행하라'의 이면이며 그것의 자연스런 결과이기 때문이다. --- 이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미덕과 악덕은 동일한 규정, 법칙, 예의, 제한이라는 그 출신을 통해 서로 점점 더 비슷하게 되어 마침내 그 멋지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참을 수 없는 자기모순이 생겨난다." 4권 354쪽.


책 속에 쓰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면 보나데아, 클라리세, 디오티마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리뷰에서 다 거론할 수는 없어 아가테와 울리히의 이야기를 택한다.

<특성 없는 남자>의 배경이 되는 1914년의 유럽 지도.

<특성 없는 남자>는 무엇이라 특별히 구별할 수 없어 '이렇다'하고 유형화시킬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특성 없음’은 완성되어 주어진 세상에 대한 거부인 동시에 ‘나’에 대한 요구, 나의 삶에 대한 요구이다. 울리히는 끊임없이 기존의 삶과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나남 출판사의 책 소개.

책 속에서 특성없는 남자 울리히의 객관적 생각을 찾아보자.

"즉, 진리를 원하는 남자는 학자가 되고 주관성을 펼치기를 원하는 사람은 작가가 되겠지만 그 사이에 놓인 것을 원하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모든 도덕적 원칙이 '그 사이에' 놓인 예들을 제공한다. --- 즉 환상 속에서, 소망 속에서, 연극공연을 보거나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우리는 아무런 규칙 없이 혐오와 유혹 사이를 방황한다. 우리는 진리도 아니고 주관성도 아닌 것을 때때로 요구라고 부른다. --- 울리히는 온 영혼으로 뭔가를 하려는 남자는 이런 식으로, 그것을 해야 할지 그만두어야 할지 모르게 된다고 느꼈다. 우리가 우리의 전 존재를 바쳐 행하거나 행하지 않을 수 있음을 예감했다." 2권 124-135쪽.


이 책을 통하여 오스트리아와 독일에 대해 반추해보게 되었다. 독일은 젊고 야심차고 부유하며 단일문화권이다. 오스트리아는 재정적 부富는 부족하지만 문화적 부富와 역사와 경험은 풍부하다. 생각은 제국주의 이후 영국과 미국으로 이어졌다. 독서가 이끌어가는 길은 때로는 정해져있고, 때로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있다. 예상치 못했던 샛길을 걷는 것도 독서의 묘미이다.

19세기 후반은 여전히 진보에 대한 믿음과 기술 및 과학 혁신에 대한 열정이 특징이었지만, 늦어도 세기가 바뀌면서 포괄적인 환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계몽주의와 함께 시작된 세계의 체계적인 환멸, 종교와 전통의 불신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현대 세계가 새롭고 확고한 지지를 제공하지 못한 채 가치의 쇠퇴를 가져왔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 귀족과 상위 부르주아 계층의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과도한 민족주의 등 불합리한 요소도 작용했다. 그 결과는 제1차 세계 대전의 재앙이었다.

이 책에서 상류층 사회의 축소판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듯이 살펴볼 수 있는데, 수고와 고통과 결핍으로 고통받고 사회의 가장 큰 부분을 구성하는 생산적인 노동계급 대중의 대표 인물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다. 물론 살인자 모스부르거의 삶에서 그 계층의 삶이 보이기는 하지만, 책 전체를 볼 때 상류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로베르트 무질

(1880. 오스트리아 클라겐후르트 출생 – 1942. 스위스 제네바 사망)

오스트리아 작가. 군사 훈련, 공학 연구, 철학, 심리학, 수학 및 물리학. TH 비엔나 사서, 베를린 노이에 룬트샤우Neue Rundschau 편집장.

1892년 군사중등학교, 1897년 기술군사학교(비엔나) 입학. 장교 훈련을 중단하고 기계공학을 공부하며 작가로 활동. 1901년 엔지니어 공부를 마치고, 후에 슈튜트가르트 공과대학의 연구 조교가 됨. 로베르트 무질 부모와 가족이 1910년 비엔나로 들어옴. 1917년 무질 아버지가 기사작위를 받음. 1914~1918년 이탈리아-세르비아 전선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예비군 장교로 복무. 1931-1933년 베를린에서 철학, 수학, 심리학을 다시 공부함. 다시 비엔나로 감.

1930년 <특성없는 남자> 첫 책 출간, 1933년 <특성없는 남자> 두번 째 책 출간.

1933년 히틀러시대로 인해 무질의 작품활동에 전환점이 옴. 1938년 <특성없는 남자>가 나치 정권에 의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판매 금지됨.1938년 유대인 아내와 함께 취리히를 거쳐 제네바로 이주. 출판에 대한 전망도 없이 고립되었고, 건강 문제에도 끝까지 <특성없는 사람>을 집필함. 1942년 제네바에서 뇌졸중으로 사망.

한국어 번역으로 <소년 퇴를레스의 혼란>(창비,2021) <세 여인>(민음사,2020) <사랑의 완성>(북인더랩,2015) 등이 있음.


2022년 5월17일자 "오스트리아 컬쳐인터네셔널" 뉴스는 한국의 나남출판사에서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를 한국어로 처음 완역됐다고 기록했다. 고려대학교 신지영교수가 15년간의 연구끝에 번역했다는 내용이다. 서울 오스트리아 대사관저에서 문학학자와 문화 저널리스트들로 구성된 전문가 청중에게 볼프강 앙게르홀저Wolfgang Angerholzer 대사는 이 작품의 출판을 높이 평가했다.

https://austriakulturinternational.at/2022/05/17/robert-musil-der-mann-ohne-eigenschaften-botschaft-seoul/ 

17여년에 걸쳐 쓴 작품, 15년간 연구 끝에 번역한 책, 독자는 일주일~한 달이면 읽을 수 있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읽자!

<특성 없는 남자>를 읽으며 나는 주인공 울리히와 함께 비엔나 벨 에포크(Belle Époque)의 문화를, 비엔나의 팽 드 시에클(fin-de-siècle 세기말) 사회현상을 경험했다.




비엔나 여행에서 얻은 것들. 영감 Inspiration

한국에서 알던 이름 “비엔나커피”를 어느 카페에서도 찾지 못했던 비엔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의 푸른 물을 찾지 못했던 비엔나. 그래도 거기서 건져올린 영감은 여러 작품으로 남았다.

아티스트 북 작품 <건축용어사전> <건물 사진 모음> 의 많은 사진을 비엔나에서 촬영했다.


비엔나 뮤제움 쿼터. 지붕위 조각상들과 한국의 잡상을 모은 아티스트 북 제작.

현대미술관에서 에곤 쉴레, 코코슈카 작품들을 만났다.


음악가들 무덤에 대한 책을 만들다.


비엔나 훈데르트바써 집을 구경하고 그에 대한 책을 만들었다.


훈데르트바써 아티스트 북. 그가 살았던 비엔나 집.


벨베데레 궁에서 클림트의 그림 원화를 감명깊게 봤다. 그에 대핸 아티스트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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