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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Jul 08. 2024

율리 체 <인간에 대하여>

책 리뷰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역/ 은행나무, 2022


현대 독일어 소설을 읽을 의도로 이 책을 선택했다. 그동안 읽은 책들이 거의 100여년 전 옛 책이어서 현대 독일어 소설은 어떨까 궁금했다. 한국의 1900년대 소설과 2000년대 소설이 다르듯이 독일 소설도 세대교체가 이뤄졌을 것이다. 

<인간에 대하여>의 독일어 제목은 <Über Menschen>이다. <위버 멘쉔> 제목에 기가 죽었다. “위버멘쉬”가 떠올랐다. 아니, 또 니체란 말인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위버멘쉬”와 얼마나 힘겨운 씨름을 했었는데… 초월자, 초인간에 대한 이야기인가? 아니다. 한국어 번역이 말해주듯이 ‘사람에 대하여’를 고찰한 소설이다. 읽다보면 “위버멘쉬(초월자)”의 그림자가 숨어있기도 하지만, ‘사람’이란 말에 마음이 편해졌다. ‘사람’이라면 그냥 나 같은 사람아닌가, 초인간이 아닌 보통 사람들 이야기.


<인간에 대하여>는 코비드19 팬데믹 시대 상황을 그린 소설이다. 감염병에 대한 소설은 이미 익숙한 카뮈(Albert Camus, 1913-1960)의 소설 <페스트>가 있다. <페스트>는 코비드 19 펜데믹 봉쇄 기간동안 엄청난 판매 기록을 날마다 갱신했다. 

그 이전 수백년 전에는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1375)의 <데카메론>이 있었다. 10명의 피렌체 사람들이 전염병이 돌자 시골로 피신하여 두려움과 싸우기 위해 매일 하나씩 서로 이야기를 하는 구성이다. 현대에도 역시 전염병에 대한 책은 계속 출간된다.  

필립 로스(Philip Roth, 1933-2018)의 <네메시스>(2015, 문학동네)는 부족한 정보 정책이 어떻게 대중의 두려움과 무력감을 조장하는지를 보여준다. 
호세 사라마구(José Saramago, 1922-2010)의 <눈 먼 자들의 도시>(2022, 해냄)는 전염병이 발생하는 동안 군대에 의해 시행되는 검역과 사회의 잔혹한 상황을 그린다. 


<인간에 대하여>(독일어 초판)는 코비드 19 봉쇄가 아직 해제되지 않은 2021년 3월에 출간되었다.

1부  "시골"에 13개의 주제, 2부 "씨감자"에 17개 주제, 3부 "암"에 20개 주제로 구성되었다. 



주인공 도라의 거주지 브라켄은 프라그니츠에 위치한 가상의 마을이다. 저자 율리 체가 수년간 살았던 브란덴부르크 마을을 소설 속으로 옮겨왔다. 브라켄에서는 3명 중 1명이 AfD에 투표한다. 이것이 소설이 출발하는 지점이다. 소설은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 회의론자들과 마을 나치들에게 접근한다.

작은 마을, 적은 인구, 그 중에 몇몇 등장인물의 일상을 소상하게 그린다. 코비드19의 사회적 분위기와 매우 사적인 결과를 미묘하게 묘사한다. 

도라가 시골마을 브라켄에 낡고 낡은 집을 사서 이주한 것은 단순히 도시의 봉쇄 때문만은 아니다. 환경지킴이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듯한 애인 로베르트의 환경강박으로부터 벗어나고싶었다.  코로나 때문에 평범한 일상이, 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시계바늘 돌아가듯 전개된다. 마치 태엽을 감아야 돌아가는 시계처럼. 규칙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다가 태엽이 다 풀리면 멈춰 서는 것처럼, 일상이 그대로 진행되다가 가끔은 멈춰서 지난 날을 회상하는, 그러다가 다시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태엽을 다시 감은 시계처럼) 이야기가 진행되는 형식이다. 

도라가 오랫동안 버려져 황폐한 땅을 파고 채소밭을 일구는 모습으로 시작한 글은 전원생활을 쓴 흔한 여느 소설과 같다. 채소밭에 대해 전혀 모르는 도시 여자의 땀과 육체적 고단함이 그려진 진부한 표현이랄까.  

도라는 아주 잘나가는 유능한 광고쟁이(카피라이터)이다. 동거중인 남자 로베르트는 환경재난에 대한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기자이다. 환경운동가 툰베리(Greta Thunberg)에게서 영감을 받아 위기에 집착하고 기후에 헌신하는 로베르트와 도라는 쓰레기 재활용 분류하는 집안 일에서부터 도라의 광고일까지 매사에 충돌한다. 도라는 더 수익성이 좋은 직업을 포기하고 공정 무역, 지속 가능한 일만을 장려하는 에이전시에서 일한다. 그러나 로베르트는 도라가 환경에 해를 끼치는 소비를 장려한다고 비난한다. 로베르트는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 인구가 과잉되어 온 세계의 기후 보호 균형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생각이다. 코로나 때문에 도시가 봉쇄되자 로베르트는 도라와 요헨데어로헨(개)의 산책도 허용하지 않는다.  

도라는 회의적이다. 환경론의 반대에, 부조리에, 논리적 오류에 직면한다. 환경운동에 동참하고싶은 마음이 도전적인 저항심으로 바뀐다.

"도라는 라디오에서 비닐봉지보다 면 에코백을 생산할 때 에너지가 더 많이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비닐봉지보다 더 친환경적이 되려면 면 에코백 한 개당 최소 130번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66쪽.

도라는 30개의 에코백에 대해 계산해본다. 모두 3900번 시장을 봐야하고, 일주일에 3번 장보러 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30개의 에코백을 다 사용하려면 25년의 세월이 걸린다. 도라와 로베르트 사이에는 벽이 생긴다. 함께 있지만 견고한 벽이 그들 사이에 있다. 그날 밤 도라는 발코니에 나가 담배를 반 갑이나 피웠다. 

"어디선가 담배 한 개비가 여과 집진기를 장착하지 않은 디젤 자동차가 한 시간 달릴 때보다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걸 읽은 적이 있다." 67쪽.

도라는 숨쉴 곳이 필요했다. 자유로운 삶을 찾아 로베르트를 떠난다. 저녁무렵 베란다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며 풍성한 대화를 나누며 행복하게 지냈던 로베르트를 떠나 브라켄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도라가 새로운 동네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는 동안 로베르트의 이야기는 회상으로 전해진다.


브라켄 생활

도시에서는 둘 중 하나가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을 때 다른 친구, 다른 일자리, 새 숙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시골에서는 이미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야 한다.  도라는 자신이 새롭게 출발하는 브라켄 지역이 AfD의 본거지이고 옆집 이웃이 본격적인 네오나치라는 사실에 놀란다. 

도라는 다루기 힘든 채소밭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마을 나치라고 소개하는 옆집 고테와 천천히 관계를 발전시킨다. 고테는 성미가 급하고 폭력성과 공격적인 외국인 혐오증을 숨기지 않는다. 나치 마을은 자신을 인종차별적으로 과대평가하면서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여기는 모든 사람들의 원형 역할을 한다. 폭행으로 한 번 투옥되었고, 코비드 봉쇄기간 동안 정원에서 친구들과 금지된 호르스트 베쎌 노래Horst Wessel song를 부르는 이웃 고테가 실제로 그렇게 나쁠 수 있는지 도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 참고

AfD - Alternative für Deutschland(독일을 위한 대안) -  독일의 우익 포퓰리즘 정당이자 부분적으로는 우익 극단주의 정당.

호르스트 베쎌 노래(Horst Wessel Song) - SA(Sturmabteilung 바이마르 공화국시절 준군사적조직. 국가사회주의자들의 결정적 역할을 함.)의 투쟁 노래. NSDAP(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의 정치적 노래.


고테의 집과 도라의 집 사이에는 높은 벽이 있다. 떠나온 동거남 로베르트와의 사이에 심리적인 벽이 있다면 이웃 고테와의 사이에는 물리적인 실제 벽이 있다. 독자는 도라에게 있는 두 개의 벽에 잠시 생각이 머물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없지만 심리적으로는 있는 벽과, 심리적으로는 없지만 물리적으로는 있는 벽, 도라와 로베르트의 벽, 도라와 고테의 벽을 읽을 수 있다. 

벽 너머 의자나 상자 위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 고테와 도라는 저녁 담배를 피우며 점점 가까워진다. 벽은 비록 그 위에서 불신과 모욕이 오가더라도 그들을 연결하는 매체가 된다. 고테는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 호르스트 베셀 노래를 부르고, 동성애와 이주 노동자 고용을 이유로 마을 동료들을 질책하고, 어린 딸 프란치를 방치한다. 동시에 그는 관대하고 친절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재능 있는 나무 조각가이다. 도움이 되는 이웃이다. 요청도 받지 않은 채 고테는 도라를 위해 침대를 마련하고 정원에 의자를 놓는다. 도라가 일상적으로 무시하는 우익 급진파에 대한 도라의 독선적인 확신은 고테의 성실한 도움으로 인해 흔들린다.

고테가 중병에 걸리자 도라는 그의 딸 프란치뿐만 아니라 고테에 대해서도 어머니의 역할을 맡게 된다. 그녀는 그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동료 인간의 필요를 단순히 무시할 수 없다. 의사 아버지에게 연락하여 고테의 치료를 의논한다. 소원했던 사이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는다.


<사람에 대하여>는 악을 숨기지 않고 모든 모순과 상실 속에서도 마을 축제를 포함한 짧은 서사를 불러일으키는 화해 소설이다. 브라켄 마을  공동체는 궁극적으로 나치를 통합하고 죽은 고테를 애도한다. 책에서는 브라켄 마을의 감염병 상황을 이렇게 그린다. 

“브라켄 마을 사람 절반이 양로원에서 일해요. (…) 자택 간호, 식사 배달 서비스, 양로원. 빌어먹을 근로시간, 형편없는 임금, 힘든 일. 거기서 일하는 사람 중 누구 하나라도 코로나 대응 훈련을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그들은 변함없이 자신이 맡은 바를 계속해나가죠. 그것 외엔 다른 대안이 없으니. 방호복, 정기적인 코로나 테스트는커녕 위생 수칙도 없이 집집마다 고위험군 환자를 찾아다니죠. 달리 방도가 없으니까. 그 사이 정치가들은 헛소리나 지껄여대며 국민경제를 망가뜨리고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파괴하죠. 마스크도 쓰지 않고 TV 속에 갇혀 팬데믹이 얼마나 위험한지 얘기하고.” 156~157쪽.

이 책은 코로나 소설이라고 광고되지만, 오늘날 독일에 관한 소설이며 우리 시대의 큰 정치적 분열을 탐구한다. 좌파와 우파가 아니라 도시와 시골 사이, 세계화의 승자와 뒤처진 사람들, 기후 운동가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사이를 묘사한다.  낮에 아이들과 함께 있기 위해 야간근무를 하는 나이 어린 엄마 자디를 보며 도라는 자디에게 존경심을 갖는다. 도라는 독일이 우주에 AfD를 주문해서 받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브라켄에 대한 도라의 연민이 길게 묘사되어 있다.

"악취가 진동하는 나라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의사도 약국도 헬스클럽도 버스도 호프집도 유치원이나 학교도 채소 가게도 빵집도 정육점도 없는 곳. 연금 생활자가 연금으로 살아갈 수도 없는 곳, 어린 여자가 아이들을 부양하려고 밤낮으로 일해야 하는 곳.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수많은 풍차를 멈춰 세우고, 통근자가 디젤 자동차 사용하는 걸 금지시키고, 최고액을 부르는 투자자에게 농지를 경매로 넘긴다. 또 천연가스를 살 수 없는 사람에게서 장작 난로를 빼앗고 여가 활동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릴과 캠프파이어를 금지시키는 것도 심사숙고한다. 그렇지 않은 때는 모든 게 별 탈 없이 순조롭게 돌아간다. 그러나 이를 거역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농부라고, 부정론자라고, 혹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난받는다." 266-267쪽.
 

왼쪽; 울리 체 <인간에 대하여> 독일어판. 

오른쪽; 율리 체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서점 평대에 특별 진열되어있다.


이 책은 문명의 충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있지 않다. 베를린과 브라켄 사이에 있다. 대도시와 지방, 중심과 변두리, 도시와 외곽 사이의 충돌이다. 사람들이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고소득 도시 거주자, 저기에는 시골의 미혼모가 있다. 동부와 서부, 도시와 농촌, 좌파와 극우파, 풍요와 빈곤이 부딪친다. 작가 율리 체는 이러한 사회적 양극화에 대해 연민으로 글을 쓴다. 

등장인물 도라의 완고한 기후 운동가 남자친구 로베르트, 옆집 네오나치 고테, 자신감 넘치는 신경외과 의사 아버지, 광고회사 동료, 수많은 마을 주민들 등 매우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작가는 폭넓은 이야기를 다룬다. 특정한 뜨거운 주제(예: 기후 변화, 코로나19)와 삶에 대한 일반적인 사회 정치적 태도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은 책이다.

<인간에 대하여>에서 코로나는 작은 역할만 한다. 코로나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배경일 뿐이며, 기후 변화, 농촌 이주, 열악한 교육 등 대부분의 문제는 이미 사전에 존재해왔다.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르지만 평화와 관용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각자의 견해에 관계없이 모두가 모두를 돕는 세상. 작가는 여기에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잠시나마 생각 속에 살아갈 수 있는 그리움의 장소, 브라켄. 

도라는 베를린의 초현대적인 게젤샤프트(Gesellschaft/ society 이익사회)에서 자신이 놓쳤던 것을 발견한다. 시골 지역 브라켄에서 일종의 게마인샤프트(Gemeinschaft/ community 공동사회)를 발견한다.


우리 모두 코로나 시대, 코비드19 팬데믹을 거쳐왔다. 다 끝난 것은 아니고 우리에게 면역이 생겼고, 극성을 부리던 코로나는 고개를 살짝 숙였을 뿐이다. 언제 다시 우리를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으로 끌고갈지 모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국민경제, 기본권, 집단 정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집합금지와 영업금지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던 몇몇 기자들이 국가의 적으로 여겨져 댓글 테러를 당했다. 근데 지금은 주 정부 총리들이 봉쇄령을 풀자고 서로 앞다투어 제안하는 사이, 국민들은 오순절과 여름휴가 계획을 급하게 짠다. 보아하니 언젠가 학교 폐쇄, 집합금지, 재택근무, 경제위기도 지나갈 거 같다. 또 휴가철이 시작되면 팬데믹도 수그러들 거다. 여전히 댓글창에서 봉쇄령 완화 지지자들에게 죽으라고 기원하던 사람들이 이제 발트해에서 엄청난 휴가 인파와 맞닥뜨리고 싶어 한다. 이와 동시에 정치가들은 일상의 포기로 국민들을 위협하거나 혹은 ‘일상으로의 복귀’ ‘새로운 일상 시작’ ‘빠른 일상 복귀’ ‘다시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같은 설문조사 질문 항목의 해석에 따라 지지율 재탈환에 환호할 것이다." 384~385쪽.
 

책에서 감염병에 초점을 맞췄다면 그것은 일종의 보고서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은 근본적인 이념과 인간, 환경과 인간을 다뤘다. 고테와 마트에서 수국화분을 사는 장면은 이념이 다르거나 같거나를 따지지 않고 아름다움에 동조하는 인간을 다룰 뿐이다.

"대부분 수국 화분으로 파스텔 톤의 거품 모양 꽃차례가 반짝거린다. 

'할인을 엄청하는군." 그가 말한다. '두개 가져갑시다.'

호르스트 베셀 노래와 수국 화분들, 마치 다다이즘 사조를 띤 시의 첫 문장 같다. 물론 네오나치들이 수국을 좋아한다는 글귀는 그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 그런데도 웃긴다. 식은 죽 먹듯 쉽게 악을 구분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착각으로 맞이하는 위기다. " 237-238쪽.




나는 왜 12유로(약 18,000원)씩이나 주고 읽을 줄도 모르는 <Über Menschen>을 샀는가?

원본을 보고싶었다. 그냥 활자 구경만 할 지라도 도대체 원본은 어떻게 쓰여졌는가 보고싶었다. 이 책은 독일문학에 대한 나의 견해가 아주 오래된 늙은이의 고정관념이었다는 증명을 한 셈이다. 

그동안 읽은 독일문학은 토마스 만(Thomas Mann 1875-1955), 헤세(Hermann Hesse 1877-1962),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의 여러 책들이었다. 이보다 더 오래된 괴테(Johann Wolfgang Goethe 1749-1832), 실러(Friedrich Schiller 1759-1805)의 책을 읽었다. 그리곤 태연하게도 독일(문학/철학)작품의 유장한 문장들을 이야기했다. 마침표를 찾으려면 한참을 더듬어야하는 긴 문장들에 대한 독후감을 썼다.

현대에 출간된 책으로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읽던 미카엘 엔데(Michael Ende 1929-1995)의 <모모>가 있다. 귄터 그라스(Günter Grass 1927-2015)의 <양철북>도 현대에 속한다. 



마트 시식코너에서 조금 떼어주는 음식을 맛보듯이 현대 독일문학을 아주 조금 맛보았다. 나는 100년 전 정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이제 독일 문학, 독일 책들의 유장한 문장에 대해서는 입을 닫아야 할 것 같다. 율리 체의 문장은 짧고 간결하게 독자를 파고든다. '간결함'이 현대의 트렌드인 것 같다.




다음 리뷰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의 동시대 작품을 소개합니다. 100년, 200년 전에서 좀 벗어나보려고요. 묵은 책으로 버티려고 했는데 다시 새 책을 사기 시작했네요.

"키건은 간결한 단어로 간결한 문장을 쓰고, 이를 조합해 간결한 장면을 만들어 나간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따라 저도 이젠 21세기의 간결한 문장 맛을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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