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은 하루
말과 마음은 항상 같지 않고 벌어져 있다.
그 틈으로 누군가 들어오면
어느 날은 너무 좋았다가, 어느 날은 너무 무서웠다.
'왜?'라며 가까이 오는 사람을 막았다.
더 이상은 안된다고 '여기까지만' 선을 그었다.
갑자기 자기 앞에 그어진 선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던 사람은 돌아선다.
멀어져가는 사람을 보면서 생각한다.
'진짜 가면 안되는데..'
진짜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선 뒤에서 후회만 한다.
그렇다.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정말로 다가오지 않을까봐 겁이 났다.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도, 누군가 다가오면
늘 먼저 반기는 건 두려움이다.
이번에는 두려움 안에 있는 진심을 꺼내본다.
무서워서 그랬다고.
다가가고 싶은데 상처받을까 두렵다고.
이런 나를 조금만 봐줄 수 있겠냐고.
이제는 나의 두려운 마음을 꺼내보여서라도
눈 앞에 있는 그사람을 다시 놓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