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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레이서 Dec 12. 2022

다시 또 루틴 만들기

무작정 미라클 모닝 하던 삶에서 목적 있는 루틴으로 (feat. 루티너리

무작정 미라클 모닝

2019년과 2020년, 미라클 모닝에 미쳐있던 시기가 있었다. 책 <미라클 모닝>을 읽기도 했고, 창업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과 더불어 '뭔가 뒤처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업가를 꿈꾸며 무작정 열심히 살았다. 기계공학부 학생이었지만, 전공 수업을 줄이고, 창업 관련 수업으로 채웠다.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을 갔고, 밥 먹고 다시 도서관에 가서 11시까지 프로그래밍을 했다. 기숙사에 들어가자마자 골아떨어졌고, 5시에 일어나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 삶을 2학기 정도 반복했던 것 같다. 



이렇게 지속할 수 있었던 당시의 이유는 '생산적이다'라는 느낌 덕분이었다. 꿈은 꾸면서 아무것도 안 한 나를 용서하기 어려울 것 같아 채찍질을 했다. <미라클 모닝>을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미라클 모닝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연달아 약속이 있던 시기가 있었는데, 아침 5시에 일어나지 못하는 삶이 반복되었던 것, '일찍 일어나도 피곤하면 낮의 습관에 방해된다'라는 생각이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유지해오던 루틴을 서서히 놓아버렸다.



하지만 최근, 맹목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하는 대신, 나만의 미라클 모닝 루틴을 만들어 진행하기 시작했다.


습관? 만들어도 깨지면 부질없지 않나?


3개월 전, 식글북적 독서모임 3기를 진행하던 때였다. 모임원 중 한 명이 '글쓰기 습관을 유지하고 싶은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습관을 만들고 계신가요?'라는 고민을 가져왔다.


나는 <클루지>라는  책에 나온 계획을 설정하는 방법과, <습관의 디테일>이라는 책에 나온 습관 형성 방법에 대한 내용들을 공유하며 습관 만드는 방식에 대해 배웠던 정보들을 전달했다. 주된 내용은 'A가 끝나면 -> B를 한다' 형태의 조건부 계획을 세우라는 말이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잠에서 깨면 -> 이불을 정리한다

이불을 정리하면 -> 푸시업 10회를 한다.

푸시업 다하면 -> 샤워한다.

샤워 끝나면 -> 10분간 명상한다.


이때, 옆에 있던 친구가 말했다.

"이거 앱으로 나와있는 게 있어. 루티너리"


하지만, 굳이 이용하진 않았다. 오래전 미라클 모닝 습관을 깨버렸던 내 생각은 '어차피 루틴/습관이라는 건 만들어봤자 깨지면 의미 없다', '사람이 기계도 아니고 저렇게 딱딱 맞춰 살진 못한다'라는 부정적 인식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한 감정도 '부질없다'쪽에 가까웠던 것 같다. (라고 말하는 ESTJ)


그렇게 루틴에 대한 필요성을 한동안 잊고 지냈다.



다시 루틴을 찾게 된 이유

한 달 전부터 루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보는 스마트폰이 너무 무의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운동, 독서하는 아침 습관을 내 의지에 맡기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다. 중간중간 스마트폰을 보면, 중요한 일들을 하지 않게 되는 일들이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 습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운동이랑 독서할 때 타임랩스를 이용해볼까? 아냐 이것도 내 의지에 맡겨버리는 거라 타임랩스 안 찍으면 끝나지..' '습관 만들기 위한 앱을 만들어볼까? <클루지>라는 책에서 제시했던 조건 계획. <습관의 디테일>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활용한 앱. 이거 만들면 리텐션(사용자가 서비스를 재방문하게 되는 것) 겁나 좋겠는데? 잠깐 흥분하기도 했다. 근데 이걸 만든 사람이 있긴 할까? 우선 앱이 있는지 알아보자'


"습관"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여러 루틴 관련 앱이 나왔다. 그때 루티너리 앱이 다시금 눈에 띄었다.


'엇, 이거 예전에 그 친구가 이야기했던 거네'


어떤 앱인지 이용해 보기 전에, 회사 소개글부터 찾아보게 되었다.


이것저것 읽다 보니 안 깔아볼 수가 없는 앱이라 생각했다. '이 정도면 나한테는 습관 만들기 최적화된 앱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잘 깨는 게으른 놈이다'를 인정하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꾸준히 공유해보기로 한다.


'이렇게 인증하다가 갑자기 안 올리면 쪽팔린 느낌이 들겠지?'

'이런 인증 사진 올리는 것도 누군가에겐 자극이 되려나..?'





루틴 유지를 함께할 메이트가 생기다


처음 시작하고 일주일 동안은 지인들에게서 '무슨 앱이냐' 답장이 오기 시작했다. 장난식으로 '함께 하실~~?? 같이 하면 알려줌 ㅋㅋ'라고 했다. 그중 한 친구가 흔쾌히 "ㅇㅋ"를 했다. 그렇게 루틴 메이트가 생겼다.

주말은 쉬어주기로 했다.


지금은 3명이다. 이 친구들도 생산성 덕후들이기에 꾸준했다. 간혹 늦잠으로 인해 루틴을 지키지도 못하는 날도 있었다.

메이트가 생기면서 조금 더 활력이 붙기 시작했다. 간혹 '아.. 오늘 좀 더 굴러다니고 싶네'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마다 '그래도 해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 메이트가 있는 덕분이라 생각한다.




루틴을 지속하는 힘

'의지력을 발휘해서 행동한다'라는 상태가 '이거 하는 게 너무 당연한데..?'라고 영혼까지 설득되는 과정이 곧 습관의 완성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이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무작정 미라클 모닝을 하던 과거의 경험과, 현재 상황에 이르기까지, 총 3년 정도의 경험을 종합하여 <루틴을 지속하는 힘>에 대한 느낀 점들을 적어본다.


1. 동기

이제는 맹목적인 미라클 모닝이 아니다. 아침에 '감사하기', '찬물 샤워', '명상'을 하는 이유도 경험으로 이해한 상태이며, 아침의 성공 습관이 하루의 활력을 좌우하는 데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고 있다. 거창한 목표는 필요 없다. 그저 '오늘 하루를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하루를 보낸다'라는 목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다.


2. 반드시 이뤄낼 필요 없다.

루틴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았다. 언제든 목표한 시간을 채우지 못할 수 있고, 내게 자율권이 있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떠한 모닝 루틴도, '행복한 하루를 준비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같기 때문이다. 과하게 '이걸 꼭 이뤄낸다' 할 필요 없이, '하면 도움되고, 못해도 긍정적인 하루를 위해 일부만 한다'라는 감정으로 루틴을 지속한다.


3. 기억의 외부화

책 <정리하는 뇌>에는 뇌가 짊어져야 할 기억의 부담을 최대한 외부로 넘기라고 조언한다. 생각해보면, 아침에 일어나 루틴을 떠올리고 행동하는 것은 뇌가 모든 부담을 짊어지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습관을 만들다 보면 '이거 다음엔 이 동작인데'가 바로 튀어나오는 순간이 생긴다.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는 기억을 떠올리고 행동해야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루틴 서비스들도 많지만, 내게는 루티너리가 기억을 외부로 옮겨놓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4. 부족해도 공유하기

이전 글 <초고속 성장의 비밀 - 부족함을 공유합니다>에서 나온 주제와 비슷한 것 같다. 부족한 내 모닝 루틴을 공유했더니 '이거 뭐야?' 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서로의 습관 유지를 위해 자극을 주고받는 루틴 메이트가 되기도 했다. 다음 주엔 이 친구들과 회고를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어디까지 뻗어갈까 궁금하다)




글쓴이가 쓴 책 구경 가기

<취삶선택 - 인생 가치관 찾기 가이드북>

<지식을 흡수하는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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