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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는 ktx 안에서 몰래 훌쩍인다

그때는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를 지나왔다.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다


그런데

정태춘의 노래

강변에서를 듣자마자

왜 또 눈물이 솟구치는건가말이다

너무 싫다 울지 말자


공장에서 돌아와 집으로 달음박질치는 열여섯 살 순이때문이겠지

그때도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순이를 생각하며 울었다.


아무도 울지 않았다

가열찬 투쟁을 위해 두 손을 허공에 가르던 그 누구도 순이 때문에 울지 않았다.

나는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

아 왜 순이 때문에 울지 않냐고 왜 왜


쟤는 너무 센티멘탈해

쟤는 참 문제야…


그래 그때 나는 참 문제였어


금요일 한낮

부산 가는 ktx안에서

정태춘의 노래를 들으며

열여섯 살 순이 때문에

나는 또 울컥 목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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