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쓰지 않은 지 세달이 가고 있습니다.
잠깐 소풍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그래요.
어디 좀 다녀왔어요.
그 사이 계절이 바뀌고 있군요.
아.
이제 곧 시끄러운 봄이 올 거라고요.
온갖 새싹들이 땅을 비집고 올라오느라 시끌시끌
땅속의 애벌레들도 꼼지락 꼼지락 나올 채비를 하느라 시끌시끌
베란다 화분에 꽂아 놓았던 사마귀 알집에도 어린 사마귀들이 방울 방울 맺혀있는걸
오늘아침에 보았답니다.
해뜨는 시간도 점점 더 빨라지고요
그런 봄이 내게는 오지 않았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누구보다 먼저 봄이 내게 인사를 해요.
길을 걸으며 스치는 바람이 이미 어제와 다른걸요.
이봄에 나는 또 뭐라도 쓸거에요.
이제 시작했으니 한동안은 또 줄기차게 쏟아낼지도 몰라요.
그동안 못했던 말들을 허겁지겁말예요.
준비는 끝났답니다.
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