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함이라는 말은 맞지 않군요.
허무하다는 "감정"과 살고 있다,라고 말해야 옳습니다.
시작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꽤나 오래된 것 같아요.
그건 몰랐으면 좋을 감정일 테지요.
처음에 딱 한 번 알아차렸을 뿐인데 이후 평생을 쫓아다니는 이 감정이 오늘따라 정말 지겹습니다.
문득문득 득달같이 달려드는 이 허무함이라는 감정을 어찌할지
물론 내일이나 모레, 아니면 다음 주 초에는 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 너무도 진저리 나게 달라붙는군요.
오늘 하루 상큼하게 시작하신 분에게는 이런 글 정말 죄송합니다.
아,
방금 오전 내내 흐렸던 하늘이 반짝하는군요.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요.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져요.
허무함에도 이유가 없지만 행복함에도 딱히 이유가 없군요.
그냥 햇살 한줄기 비췄을 뿐.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