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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쪽 남자 선생님 Dec 22. 2022

친절하면 좋겠어요

저도 고객님이 친절하신 분이면 좋겠어요


"당신은 친절한 사람인가요?"





오늘은 '친절'이라는 키워드로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고객들은 병원에 내원하면 줄곧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상태이다. 왜냐하면 아픈 사람들이 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환자 본인은 아픈 상태라 힘들고, 보호자는 아픈 환자 케어를 해야 돼서 힘들고, 누군가는 병원비가 많이 나올까 노심초사해서 걱정되는 마음에 힘들고, 모두 힘든 사람들이 오는 곳이다. 다른 말로는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여유가 없어지면 주변을 신경 쓰기보다는 나 자신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병원에 오는 고객들은 본인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반 강제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기본적으로 깔고 오게 된다.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인간의 이기심에 끝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친절의 강요'이다.


많은 고객들이 직원들의 태도나 언행에 불쾌함을 자주 느낀다. 그렇게 불쾌함을 느껴하는 이유를 가끔 물어보면 딱히 이유가 없다. 그저 기분이 나쁘게 느꼈다는 것이 이유다. 병원 직원들에게 있어서 고객은 그저 고객 1이나 고객 2, 고객 3과 같은 다 같은 사람일 뿐이다. 고객 1과 고객 2가 다른 사람이라고 해서 다르게 응대해서도 안되고 차별을 두어서도 안된다. 그렇다 보니 모두에게 같은 태도와 같은 언행으로 응대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깔고 근무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에서 오는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와 사무적인 언행과 응대로 많은 고객들은 불쾌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똑같이 응대해도 고객마다 반응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정말 불친절하게 시작부터 끝까지 응대를 해도 오히려 "많이 힘드시죠,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라고 말씀해주시고 가시는 정말 감사한 '친절한 고객'이 있는 반면에, 내가 정말 친절하게 시작부터 끝까지 응대를 하더라도 오히려 "뭔 놈에 병원이 이렇게 복잡해! 아 그냥 해줘요!! 짜증 나 죽겠네"라고 말씀하시는 '친절한(?) 고객'도 있다. ^^..


나는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여러 생각이 드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이러한 것들이다. 

"아, 고객들은 병원에 병을 치료하러 오면서, 마음도 치료받길 원하는 건가..? 그건 병원에서 해줄 수 없는 것들인데..."

"이 사람은 질병을 고칠게 아니고 신경정신과를 봐야 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왜 병원은 모든 걸 다 해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올까..?"


사무적인 노동은 사무적인 노동대로 하면서 감정노동은 감정노동대로 해야 하는 이러한 일들이 정말 힘들 때도 자주 있다. 고객들이 직원의 친절도에 대해 강요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것으로 병원 직원 개인을 비난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이 병원에 와서 진정 중요하게 받아야 되는 것들은 친절이 아니라 병명의 정확한 진단과 수준 높은 진료, 그리고 질병의 치료 과정이다. 





현직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시원하게 팩트를 얘기해 주자면, 친절한 병원을 원한다면 "아프지 말고 병원에 가라!".

아프지 않고도 병원에 갈 일이 제법(?) 있는데, 점을 빼러 피부과에 간다거나 미용을 위해 성형외과를 가는 것, 단순 물리치료를 위해 동네 병원에 가는 것 등이 있다. ^^

그러면 그 병원 직원들은 당신을 귀빈 모시듯이 대접할 것이다!











당신이 아프면 아플수록.. 많이 아플수록 점점 큰 병원에 가게 되는데.. 이런 병원들은 친절할 수 없다. 왜냐하면, 당신보다 더욱더 아픈 사람도, 당신보다 한시라도 빨리 응급진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도, 당신과는 다르게 '다 필요 없고 살려만 주세요'라고 하는 사람도, 너무너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게 되면 직원의 말투가 어땠고 기분이 나빴고 이런 것들 보다는.. 당장 주변에 얼마나 더 많은 아픈 사람들이 있는지, 또 그런 사람들을 나부터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한 번쯤은 병원에서 직원과의 감정 낭비가 아닌, 자신의 삶에 있어서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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