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아주 이른 새벽, 안갯속을 유영하는 새들의 날갯짓 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여름의 햇살은 늘 짙은 어둠을 추월해 옥색 빛의 하늘을 생성한다. 그 새벽 한가운데 홀로 깨어있는 나의 마음 안엔 항상 흑빛과 잿낫빛의 온도가 나뒹군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그런 계절과 그런 시간. 그 탓에 그간 택해왔던 도피성의 사랑과 거짓으로 끄적인 글들. 이미 휘발되어버린 나의 죄악을 떠올리는 참으로 가혹한 시간이다.
이전까지 새벽을 이루는 것들을 무척 사랑했다. 새벽의 공기와 아찔한 풍경에 취해 그 속에서 질식하는 꿈을 자주 꾸고는 했다. 그것들은 대개 애매함으로 점칠되어 있기에 당시 내가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낮과 밤, 더위와 추위, 양극이 맞닿는 시간을 흔히 새벽이라 부르며 나 또한 나의 애매함에 또 하나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탓에 새벽이 찾아오면 지금은 애매해진 관계들이 마구 생각나는데, 그들을 그리워하며 때로는 사무치도록 사랑했다.
허나 지금은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다. 되려 내가 초라해지는 것 같아 새벽이 밉기까지하다. 그간 내가 스쳐왔던 모든 것들이 다 내 것인 줄 알았다. 허나 손에 쥐어본 적 없는 것은 모두 허상인 지라 이제는 그들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노을빛의 하늘 아래 흘러오는 세월을 비껴간 음악들. 지금 이 온도며, 공기며, 끄적이는 글. 그리고 너의 뭉근했던 눈빛마저 모두 손에 쥐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이상 그런 것들에 설렐 수 없다.
사랑과 사람에 수십 번 데이고도 난 계속 다시 일어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직까지 꿈과 사랑에 고플 나이이기에 계속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아끼는 사람과의 간극을 좁히려고 계속 노력했다. 허나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자 어느새 난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피하고 있었다.
그런 나의 지난 시절을 이 글을 통해 반성한다. 나를 인정은 하되 안주하지는 않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잃어버린 나를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나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내가 치뤄야 할 죗값이자 염원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새벽을 사랑하자. 애매한 나 역시 내가 지닌 모습이기에 인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나의 애매한 모습에 나만의 이름을 짓고 무언가를 헤매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