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Nov 19. 2024

38. 부로는 선을 행할 수 없다? 무슨 말일까?

질문으로 푸는 인생독본


자선은 자기희생에 의한 것일 때만 자선이다 (인생독본 178p)


우리 사회에서 흔히 "부자들의 기부"나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얼핏 보기에 이는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행위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부로 인한 선행이 진정한 의미의 선(善) 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의 축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거대한 부를 이룬 많은 사람 중에는 

노동 착취, 환경 파괴, 불공정 경쟁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축적된 부를 통해 행하는 선행이 과연 그 과정에서 발생한 해악을 상쇄할 수 있을까요?


부자들의 기부나 자선 활동 뒤에는 종종 

세금 감면, 이미지 개선, 사회적 지위 상승 등의 숨겨진 동기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기적 목적이 개입된 행위를 과연 순수한 의미의 선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진정한 선행은 어떠한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더라도 정승처럼 사용하면 된다는 말인지

요즈음 글로벌 기업들은 ESG경영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ESG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 방식으로

단순히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ESG경영을 선포하는 것은 

환경을 살리고 인권을 존중하며 기업의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정한 선행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을 넘어,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과 시간과 열정과 에너지를 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나눌 때

톨스토이가 말하는 자선의 의미와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했습니다.

저도 어려서 그런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그때는 열심히 돈을 벌어 잘 사용해야 되는구나로 생각했는데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은 이제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면 나와 내가 하는 일을

 ESG 경영하라는 말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선은 자기희생에 의한 것일 때만 자선이다는 말이 긴 여운으로 남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