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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Apr 26. 2024

운동을 체계적으로 그것도 꾸준히?

나만의 습관 세트 메뉴


헬스장을 다시 찾았다. 사람들의 동향, 분위기를 알기 위해서, 헬스장을 대체할 매개체가 되기 위해서다. 습관은 감정이다. 분위기 연출이다. 머리로 습관을 형성한다면 그야말로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헬스장에 발을 들였으니 목적에 충실해 귀를 쫑긋했다.


역시 '사람 사는 맛'이 물씬이다. 우물가 여인들 담소는 탈의실이 제격이다. 머무른다. 역시나 여기저기 하하호호 담소가 이어졌다. 득템. 낮 말은 새가 듣고 헬스장 말은 내가 듣는다, 란 의도에 적중하는 말을 건졌다.


나이 먹으니 근력도 있어야 한다, 유연성도 있어야 한다, 코어도 있어야 한다, 하체-상체 나눠 해라, 등-가슴-엉덩이 체계적으로 해라...운동을 반복하기도 힘든데 계획까지 세워가며 하라는 게 뭐그리 많아요?

- 헬스장 탈의실에서, 50-60대(추정) 여성 -


마흔을 넘어서면 ' 챙기라'는 싸인 때문인'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논쟁의 여지 없이 한마음이다. 가뜩이나 각자의 역할로 'MUST' 속에 파묻혀 사는데 운동까지 보태면 '의무'와 '나'가 동일시 된다. 어떤 날은 상체를 하고 어느 날은 하체를 해야 하고 근력하고 유연성도 챙겨야 하니 계획 만으로도 지친다.


하여 (의미 + 재미 + 꾸준함)으로 운동하는 일상을 소개한다.




1. 근력


주5일은 '무게있는 날'이에요. 집에서든 헬스장이든, 기구(도구)든 몸의 중력이든 일상에서 느끼는 무게보다 더 짊어지는 거에요. 평소엔 마음의 무게가 우릴 짓눌렀다면 몸으로 무게 있는 삶을 누린다 생각해요. 마음은 절로 해결되고 몸은 나날이 좋아지죠.


전 월수금은 하체, 화목은 상체라고 정했는데요. 하체운동이라 하면 엉덩이, 허벅지, 햄스트링, 종아리, 발목...종류가 꽤 많잖아요. 시간과 마음을 견주어 여러 개를 하든 하나만 하든 월수금은 하체 근육을 자극해요. 짧은 순간이더라도 뇌는 세뇌 당해 안 하면 오히려 혼란(죄책감)을 겪는 시스템이죠.




2. 유연성


유연성을 위한 스트레칭은 근력운동 전후로 해도 되고 근력운동 사이사이 쉬는 시간에 할 수도 있지만요. 어설프게 하면 죽도 밥도 안 되고 내가 오늘 뭘 했나 싶기도 해 성취감도 도망가죠.


그래서 전 주말은 '유연한 날'이에요. 주5일 바삐 산 것의 릴렉스 보상이죠. 다리 하나를 뻗더라도 근력이 쓰이기 때문에 스트레칭만 한다고 운동을 건너뛴 건 아니에요. 근력을 이용하면 더 잘 늘어날 수도 있죠.




3. 코어


매월 1일은 '홀로서기의 날'이에요. '한 발 서기'를 하죠. 누군가에게 짐이 되지 않게 자립하겠다는 사명이 담겨 있어요. 이렇게 지정하니 11일 21일 31일에도 하게 되요. 숫자 '1'자만 보면 자동적으로 발 하나가 바닥에서 떨어지죠.


한 발로 서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숱하게 많아요. 한 발로 서는 것만으로도 큰 운동인데 상체, 하체운동을 비롯해 리듬(댄스)까지 더할 수 있어 이건 지정한 날 외에도 의식주운동으로 실시간이죠.






가장 좋은 건 'feel 받은 날'이다. 회사에서 종일 내달린 날에는 희한하게 '달리기'가 당긴다. 이에는 이, 인지.

사무실에서 앉아만 있던 다리, 런닝머신에서 보상


일도 '의미'를 불어 넣어야 지치지 않는다. (그나마) 재미를 더할 수 있다. 회사에서 보안진단의 날, 청렴활동의 날, 개인정보보호의 날...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운동'도 나만의 기념일을 지정하면 좋다.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나만의 00날. 하루 종일도 아니고 잠깐의 맛만 봐도 좋다. 그 날의 의미를,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운동에 끈만 놓지 않는다면.


예전엔 비 오는 날이면 '탕'이 생각났다. 입맛 얼큰한 탕과 몸을 지지는 탕. 이젠 찌뿌둥한 몸을 펴는 스트레칭이 생각난다. 어젠 목요일이었다. 뇌에 달력이 새겨졌나보다. feel대로 스트레칭을 했고 달력대로 상체(가슴과 등)운동을 했다.


근력, 유연성, 코어가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 오히려 굴러가지 않을 때 몸은 LP판 튀는 소릴 낸다. 카세트 테입이 물려 음악이 끊긴 것마냥. 거창한 '계획', '체계'라는 간판도 필요 없다. 나만의 루틴 메뉴를 만들면 세상 다 돌아가게 되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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