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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14. 2024

그냥 눈물이 났다

이 나이에 주책인가

 대한민국이 요즘 시끄럽다.

 요즘만큼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적이 얼마나 있었나 싶기도 하다.


 나는 사실 극좌파도 극우파도 아니고 지지하는 정당 하나 없이 정치인은 "죄다 마음에 안 든다"는 "모두 까기" 성향의 주권자로, 내 표심도 늘 정치가 처한 상황따라 왔다갔다 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아서, 두 눈 부릅뜨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허튼짓 하기만 해 봐라" 경고를 보내는 비평가이기도 하다. 다만, 혹여나 내 의견이 특정 정파를 맹목적으로 비호하거나 호도하여 여론을 형성하게 될까 봐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 어쨌건 나는 정치권이 가장 눈치 보는 중립파.


 작금은 대한민국 상황은 대단히 혼란스럽다. 2024년도에 발생한 실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의 조국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만들어왔나.

 역사의식이 0.001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국민에게 주권이 주어지는 현 사회구조가 뿌리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각자의 희생이 있어 왔는지 알 것이다. 그런데 주권을 가진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대는 게 "고도의 통치행위"라며 상황을 호도하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해 대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어디까지 망가질 것인가. 그런다고 엎질러진 물을 도로 담을 수 있을 것 같은가?


 국민들은 개돼지가 아니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제는 일선 경찰/군인들조차 민주주의의 가치가 무엇인지, 헌법에서 정한 국민의 권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되었다. "무조건 명령 복종"이라는 세뇌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이다. "잘못된 명령"을 생각 없이 행했을 때, 어떤 처벌을 받는지 학습된 세대가 현 사회 구성원들이다.


 이번 친위쿠데타는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이 저지한 덕분에 성공하지 못했다. 만일 국민들의 자의식이 낮고 경찰/군인들이 "무조건 명령 복종"에 세뇌된 상태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지금 어떤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을지 상상하기조차 싫다.




 소란스러운 한국이 오늘은 또 어떤 상태인지 궁금해서 유튜브를 열어보았다.

 한국에 둔 서버를 통하는 국제 스트리밍 서비스는 속도가 너무 느려 화딱지가 나지만, 유튜브는 세계 곳곳에 미러 서버가 있어 자국에서 제공하는 정도의 스트리밍 속도를 제공해 주므로 한국의 뉴스 어플보다 더욱 쾌적하고 끊김이 덜한(없진 않지만...) 영상을 제공해 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vKtbcRAXleU&list=LL&index=2

 

 우연히 보게 된 채 1분이 되지 않는 짧은 단신.

 아무 생각 없이 뉴스를 휙휙 넘기다 봤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시민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들어와서 콕콕콕 박힌다.


 이 나이에 무슨 주책이람. 내가 왜 이러지.


 대한민국의 국민 수준은 이렇게나 높은데, 왜 정치인들 수준은 이모냥일까.

 어쩌다가 이런 나라에서 2024년도라는 시기에 친위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나.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든 민주주의입니까?
 정말 좋은 나라 만들어야 됩니다."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가 비운 자리는 깨끗했습니다.
 누군가는 봉투를 손에 들고 바닥을 살폈고 쓰레기통을 싣고 다니며 쓰레기를 스스로 주웠습니다."

 "외신들도 이 집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집회였으면 했습니다."

 "떨어진 국격을 높인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나의 조국 대한민국.

 일부 정치인이 나라를 망칠 뻔했지만,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힘으로 회복중이다.

 깨어있는 국민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쉽게 스러지지 않을 것이다.

 좋은 나라는 결국, 국민들이 스스로 만든다고 믿는다.




 몸은 비록 외국에 있지만, 탄핵 집회 응원합니다.

 내일(2024.12.14.토요일, 국회 대통령 탄핵 찬반 투표일)이 국민의 승리로 장식되는 역사적인 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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