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 앨범'이라는 90년대 감성의 로맨스 영화에서 여주인공 '미수'는 이런 말을 한다.
"내가 못나면 다 후져 보여."
이 대사가 정말 공감이 되었던 이유는 요즘 모든 게 다 후져 보이기 시작했다.
남자 친구 때문에 힘들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속으로
'난 남자 친구가 없어서 더 힘든데 뭐가 힘들다고 저래.'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나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해 보였다.
웃으면서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전하는 친구의 말을 듣고는
나의 힘든 감정과 더 대비되어 이상하게 짜증이 났다.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끊임없이 내 상황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그렇다. 내가 못나면 다 후져 보이더라.
내가 안되면 남들도 안되야하고 남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더 힘들어졌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모든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럴수록 더 후져 보이는데 말이다.
그런데 아마 이런 감정은 일생 중에 한번 이상은 다들 겪지 않을까.
내가 너무나도 힘들어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여력이 없는 경험.
상대방의 축복을 진심으로 축복해주지 못하고
상대방의 슬픔을 그대로 안아주지 못한 경험 다들 있지 않을까.
계속해서 상대에게 심한 열등감을 가지고 상처 주는 말을 한다면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일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하기보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