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않은 책, 인정받고 싶은 나, 그리고 끝없는 의심
책이 나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공허하다.
책을 내면 나는 뭔가를 ‘완성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면,
내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낄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손에 쥐고도 나는 여전히 부족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자꾸만 아쉬운 점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가 너무 어두운 건 아닐까?"
그래서 표지를 계속 다시 만들고 있다.
실력은 부족한데 욕심은 많으니 가슴이 답답하다.
계속되는 의심에 불안만 더해갔다.
이게 더 나을까?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잘했다고 말해줄까? 나는 충분히 노력했나?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었다.
"문장이 어딘가 어색한데, 왜 그때는 몰랐을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실망하면 어쩌지?"
출간이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했다.
그런데, 이 불안은 책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나는 언제나 ‘무언가 부족하다’는 감정 속에서 살아온 걸까?
나는 이 책을 통해 나를 증명하고 싶었다.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
"나도 무언가를 끝까지 해낼 수 있다."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내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내 존재를 의심하고 있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까?"
"나는 정말 작가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낸 것이 과연 잘한 일일까?"
책을 쓰고 출간하는 과정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결국 나를 돌아보는 과정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에게 물었다.
"나는 끝까지 해낸 사람인가?"
"나는 정말 이 길을 갈 사람인가?"
그런데…
이 질문들은 책을 만들면서 처음 든 것이 아니었다.
나는 항상 이런 고민을 해왔다.
책을 내면서도, 블로그를 하면서도,
나는 끊임없이 ‘내가 맞게 가고 있는 걸까? 를 고민했다.
나는 관계와 소통에 목마른 사람이다.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책을 쓴 것도,
결국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했고,
내 이야기가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블로그에 내 경험을 적고,
책을 만들어 내 이야기를 남긴다.
나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길 원한다.
내가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고,
내가 살아가고 있다고,
그 흔적을 남기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불안하다.
"과연 누가 내 이야기를 궁금해할까?"
"나는 정말 글을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나는 내 목소리를 내도 되는 사람일까?"
나는 인정받고 싶어서 이 모든 걸 하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내가 정말 인정받을 만한 사람인지 의심하고 있다.
나는 항상 누군가의 인정을 갈망했다.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내 노력을 알아봐 주고,
"너는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원했다.
책을 내고, 블로그를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도 결국 그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건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감정이었다.
원가정에서 충분한 소통이 없었고,
진심을 말해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느낌 속에서 자랐다.
그래서 나는 점점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 되어갔다.
나를 봐줘.
내 이야기를 들어줘.
나는 존재할 만한 사람이라고 인정해줘.
나는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고,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길 바랐다.
그런데… 나는 정말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얼마나 더 써야 할까?
나는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까?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이 사람, 정말 대단하다"
라고 말해줄까?
내가 내 글을 먼저 믿고,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책을 내고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나는 계속해야 할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끝없이 흔들리는 나는,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책을 완성하면,
나도 완성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나를 의심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작가’라고 말하는 것이 어렵다.
나는 언제쯤 나를 믿을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스스로에게 "그래도 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을까?
나는 누군가의 반응과 상관없이 계속 나아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
나는 언제쯤 나 자신을 믿을 수 있을까?
아니, 인정받지 못해도 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