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차 캥거루 양육기

by 훌훌

7. 훨훨 날아라


엄마! 나한테 바라는 거 있어?

편안한 얼굴을 하고는 미소를 날리며 내게 물었다

여기까지는 평화로운 분위기였는데

......

결국 캥거루는 울었다

엄마 아빠에게 든든한 딸이고 싶은데

믿음을 못주고 있는 것 같아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데

믿음을 갖지 못한 엄마 아빠가 브레이크나 걸고

지지 응원 대신 그냥 주저앉히려고나 하고

답답하고 속상한

다 자란 캥거루는 울고 말았다

중간에서 작은 캥거루가 중재하느라 진땀을 뺐다

없으면 큰 일 날 뻔했다


삼수를 했고 뒤늦게 특수대학원에 갔고

이제와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공으로 공부하러

서른 중반에 대만으로 유학을 가겠다니

설왕설래하다가 마음을 다친 캥거루는

이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의 선택을 선뜻 지지해주지 않은

부모와 그런 상황에 도래한 자신의 입장에 슬펐나보다

답답하고 안타까웠는지 울고야 말았다


답은 이미 나와 있지 않은가

막을 수 없고 막아지지도 않고 막아서서도 안 되는 거

익히 잘 안다

말로는 매번 응원한다 믿는다 하면서

여기서 편안한 직장을 구해 안주하길 바라며

"다시 생각해 보렴"부터 발사한다


내 대학친구는 중학교 3학년 때인가 힙합춤을 배우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잘 나가가는 강사를 붙여주고 데려다주고 찾아왔다

친구 말로는

"어쩌겠냐"

"하다가 말겠지"

"못하게 하면 엇나가기나 하고 불화만 생기니까"

홍대 강사 스튜디오에 데려다주고 기다렸다가 집으로 데려왔다

그땐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 그 녀석은 공부하러 학원에도 다녔나 보다

고1이 끝날 무렵 자신은 이걸로 밥 먹고 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잘하는 애들이 너무 많다

나는 여기까지 인가 봐

취미로 그냥 즐길게 하더니

지금은 교육대학에 다닌다

거기서 힙합춤동아리 회장이란다

친구는 혼자서 삼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아이들이 하겠다는 걸 막아서지 않았고

투덜거리기는 하지만 지원해 주었다

나와는 조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


훨훨 날아가도록 놓아주는 게 캥거루 엄마의 역할이다

지나친 걱정과 우려 대신

씩씩한 도전을 격려하고 응원하자

설령 뜻한 바 만큼 이루지 못해도

얻는 것이 있으면 된 거 아닌가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있다


스케일이 다르긴 했지만 나 역시 그분들로부터 날아왔고

나의 캥거루도 주머니를 박차고 나와

자신만의 안락한 둥지를 만들지 않겠는가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긍정적인 말로 응원해주는 배역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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