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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민 Jul 08. 2023

베트남 달랏에서 만난 성당


베트남에는 프랑스의 흔적을 여기저기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곳곳에 남아있는 아름답고 멋진 성당들도 그중 하나다. 예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크고 작은 성당들이 있다.


비록 지금은 날라리 신자이지만 그래도 외출할 때, 공연할 때 늘 반지 2개가 오른손에 함께 하듯 마음만은 영원한 가톨릭 신자라서 여행할 때마다 그 지역의 성당을 찾아다니는 것을 참 좋아한다. 알다시피 가톨릭은 전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므로 서로 언어만 다르지 모든 미사 형식과 교리가 똑같아서 어딜 가든 느껴지는 동질감 같은 것이 있다.



달랏에만도 정말 많은 성당들이 있고,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성당이 동네 성당처럼 그냥 길가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다. 어떤 성당은 유럽 양식이지만 어떤 성당은 베트남 전통 양식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어떤 성당은 화려하고, 어떤 성당은 수수하다.


유명한 성당들은 밖에서는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성당은 사람 한 명 보이지 않고 고즈넉함을 그대로 담고 있는 곳도 있다. 그리고 밖의 시끌벅적함과 상관없이 그 어떤 성당이라도 실내에 들어가면 그 안에서만 느껴지는 정적인 엄숙함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고요함이 있다.



나는 그 느낌이 참 좋다. 그래서 국내든 해외든 여행 중에 성당에 들어가 가만히 의자에 앉아 땀도 식히고, 생각도 정리하면서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남은 여행 일정을 그려보기도 하고, 이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가면 또 어떻게 기운을 내서 살아갈까 하는 생각도 하며 잠깐의 ‘쉼의 시간’을 가지고 나온다.


나에겐 생각과 마음의 오아시스 같은 곳. 베트남엔 곳곳에 성당이 많아 그런 면에서 나에겐 참 좋았다.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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