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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민 Jun 19. 2024

‘밴드 이상의날개 영국 일주 여행’ 그 청춘의 기록

시리즈를 편집하며


[‘밴드 이상의날개 영국 일주 여행‘ 그 청춘의 기록] 시리즈를 편집하며


오래전에 몇몇 음악과 여행이 함께 하는 다큐들을 보고 나도 저렇게 음악 하는 친구들과 함께 떠나보고 싶다 생각했다.


이런 영상을 기록하고 만드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청춘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청춘을 보내는 많은 친구들에게, 이전에 내가 다큐를 보고 가졌던 가슴의 두근거림처럼 ‘안 되겠다. 나도 떠나야겠다. 우리도 함께 떠나자.’ 그런 마음을 전해주고 싶은 것도 컸다.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으로 차곡차곡 준비하기 시작했다.


관광 말고 여행, 호사 말고 도전, 안정 말고 변수 등등 모든 것이 순조롭고, 안락하고, 호화로움이 가득한 해외여행의 모습이 아니라 좌충우돌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보고 싶었다. (요즘은 이런 여행 유튜버들이 정말 많지만.)



그러나 떠나기 전 야심 차게 준비하고 마음먹은 것들과는 다르게, 막상 돌아와 보니 혼자서 다 할 수 없다는 역량의 한계를 느끼고, 무력감에 방대한 기록들을 그대로 방치한 채 자포자기 심정으로 수년을 보냈는데,


내가 요즘 스무 살 언저리 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듯, 지금 이 시절 모습들이 20~30년 후에 돌이켜보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질까를 생각하며, 느려도 좋으니 천천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쪼개어 편집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계획하고 만들려다 보니 아예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유튜브의 수많은 여행 유튜버들의 어설픈 막편집과 날 것 그 자체의 영상들도 나름의 멋이 있고, 의미가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대리만족 및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래, 나 혼자서도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이런 컨셉으로라도 해보자.’라고 생각한 것이 방치된 영상을 다시 들여다본 출발점이 되었다.


그 많은 경험과 기록들이 영영 사장되기엔 너무나도 아까웠기에.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니 처음에 ‘음악&여행’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로 야심 차게 계획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영상이 정말 ‘천천히’ 만들어지고 연재되고는 있지만,


이런 영상들이 어떤 친구들에게는 가슴에 펌프(뽐뿌)질이 되는, 이렇게 음악 좀 한답시고, 맨날 술이나 먹고, 허세나 부리고, 젊음의 시절을 흥청망청하다 청춘을 다 보낼 수는 없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나는 헛되이 보낸 그 시절이 늘 후회가 되기에.)


사실 보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택도 없는, 누가 보면 우스운 바람이긴 하지만.



이 시리즈가 언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이런 속도로 진행되다가는 몇 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편집하다 보니 이런 기약 없는 현실이 어이가 없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보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청춘의 시절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 오지랖도 참 넓기도 하지. 정말 우습고, 부질없다는 마음도 늘 함께 하는데,


또 다른 마음 한 편으로는, 그딴 생각들로는 매사에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매사에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한없이 부질없다 여기는 것에도 열정과 진심을 다하는 것. 이것도 또한 나에겐 도전과 의지라고 생각한다. 늘 이런 나 스스로의 마인드 테스트 속에서 시간을 쪼개어 영상 편집을 해가고 있다.


언젠가 시리즈가 완결되고 나면, 한 편으로는 청춘의 기록이 남을 것이고, 한 편으로는 누군가에게 작은 가슴 두근거림을 만들어 줄지 모르겠고, 한 편으로는 나비 효과처럼 또 다른 프로젝트들이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이따위 부질없는 것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었다는, 나 스스로의 정신력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느려도 조금씩 해야지.’


늘 되뇌는 말. 음악 작업이든, 영상 작업이든, 또는 그 무엇이든,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거 뭐 하려 하냐고 입으로 떠들긴 쉽다. 그러나 떠드는 입은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주지 않는다. 결과는 오직 나 스스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직접 실행했을 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만들어진다.


귀찮은데 하지 말까.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나 스스로 다짐해 본다. 어찌 보면 이런 글 또한 다짐의 일부일 수도 있겠지. 이렇게까지 떠들어놓고 포기하면 이제 창피한 일일 테니까.


2024.06.19.




* [‘밴드 이상의날개 영국 일주 여행’ 그 청춘의 기록] 시리즈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SIzOgCcEvNxo2MIeSFdl0vkdFaPRII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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