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달의 요가>를 읽고
달처럼 둥글게 살어리랏다
- 책 <달의 요가>를 읽고
1. 둥글게 살어리랏다. 순환에 대한 관념을 심었다. 달은 모양을 바꾼다(달의 위상). 기우면 찰 것이고, 차면 기울어질 것이다. 보름달도 초승달도 모두 과정 속에 있다. 그 둘은 사실 하나다. 구분은 그저 인식의 편의를 위함이다. 목표점도 없다. 서로가 되어 가는 중이다. 어느 것이 나은지도 의미 없다. 지금 여기를 받아들이고 순간을 누리는 것이 최선이다.
2. 달거리는 달빛 걷기다. 여성은 달의 리듬을 품고 산다. 월경기는 비우면서 새로워질 수 있는 때다. 마치 초승달-상현달 무렵의 달처럼. 목욕을 하듯, 청소를 하듯, 해묵은 때를 벗어내는 시기다. 생기가 넘치는 난포기도, 가득 차오른 황체기도 월경기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우리가 할 일은 정화-활동-균형-휴식의 영원 회귀를 알아차리고 내 몸과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3. 나를 사랑할 사람 오직 나뿐. 내가 어떤 상태이든, 무엇을 해냈든 해내지 않았든, 나는 나를 얼싸안아야 한다. 타인으로부터의 사랑에 들뜨곤 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웃는다. 눈으로 나를 찾는다. 어쩌면 존재 가치를 그런데서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퍽 다정하다. 정작 나를 사랑하는데 서툴렀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를 내가 탈환하겠다.
4. <달의 요가>를 보고 배운 건 위의 세 가지다. 깨달았느뇨? 닉값 못한다고, 아이디가 달동물인데 제 몸 변화도 몰랐다. 어느날 갑자기 열이 나길래 코로나19를 의심했는데 알고보니 생리전증후군이었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진 달거리를 수렁이라고 생각했다. 매 달 빠질 수 밖에 없는 깊은 암흑. 여자라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멍에. 우린 비로소 서로 오해를 풀었다. ‘나의 본질은 커다랗고, 자유롭다’는 인식은 덤이다.
5. 요가 선생님이 수업하듯 자연스럽고 유려한 구성이 돋보인다. 자궁을 포궁으로 정정하며 들어가는 젠더 감수성. 아유르베다니 달이름이니 낯설지만 충분히 반복해서 설명해준다. 각 주기별 테마를 제시하고, 그에 임하는 몸과 마음 자세를 상냥하게 일러준다. 그 시기를 보내는 아유르베다식 방법을 설명해 준 것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명상을 위한 안내문과 무엇을 먹으면 좋은지 꿀팁도 있다. 분량도 많지 않고 독서 자체가 명상이다.
+ 이 책의 감수자인 배윤정 님이 달의 요가&명상 워크숍을 매 달 진행한다고 한다. 합정동 요가일상에서. 독서의 완성은 수련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