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혼자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무리임을 깨닫고,
아기들 백일쯤 이후부터 돌 무렵까지 낮에 서너 시간씩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하였다.
돌봄 이모님과 함께 아기들을 데리고 병원도 가고, 잠깐씩 눈도 붙이고, 그랬다.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돌 무렵 이후부터는 다시 낮 동안의 홀로 양육이 시작되었다.
어느 정도 의사 표현이 되고,
조금씩 걸음마도 하는 아기들이라 혼자서도 가능할 것 같았다.
대신 바깥 외출은 거의 하지 못했고,
내내 집안에서 아기들과 지내던 시간이었다.
쌍둥이 육아는 시간이 갈수록 수월해졌다.
태어나서부터 백일 무렵까지가 가장 힘들었고,
그 시기를 지나자 어떤 어려움도 그때보단 덜했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어제보다 나은 날들이 되었다.
그렇게 아기들이 만 세 살까지 키웠다.
어떤 육아서에서 만 세 살까지는 꼭 엄마가 키워야만 한다는 지침을 철저히 따랐다.
그리고 그 기간이 참 좋았다.
눈뜨면 잠드는 순간까지 오로지 아기들만 생각하고,
아기들만 위해서 살 수 있었다.
아마 그 시기는
아기들과 정서적 교감이 충분히 이루어지던 때였던 것 같다.
아기들이 맹목적으로 엄마인 나를 의지했고,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지켜주고, 사랑하고, 보듬어줄 수 있었는데,
심지어 그 대상이 둘이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행복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 시간은 육체적으로는 지치고 고단했지만,
정서적으로는 오히려 가장 단단하고 충만했던 시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시간에도 남편과의 감정적 교류는 거의 없었다.
처음엔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차츰 무력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