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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롯데프리미엄 Apr 01. 2020

가장 보통의 일상

모두의 사진관 제2화: 롯데백화점 시스템 김도형 매니저의 일상적인 이야기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보편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모두의 사진관. 제2화 '가장 보통의 일상'에서는 롯데백화점 본점 시스템 김도형 부매니저의 일상적인 스토리를 말하고자 합니다. 남다른 감각과 순발력, 그리고 담담한 그만의 매력으로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그. 바쁜 업무 환경 속에서 묵묵히 업무 하고, 퇴근 후 반려동물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그의 가장 보통의 일상에 대해 나눠봅니다.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어요. 평상시 인터넷 혹은 책에서 옷에 관한 정보를 자주 찾아보곤 했는데,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유럽 스트리트 룩이 이슈였어요. 중년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착용한 테일러드 슈트가 굉장히 멋져 보였습니다. 보통 한국 남성들은 부티나는 디자인과 핏에 다크 네이비나 그레이 같은 모노톤 컬러의 정장을 입잖아요. 샐러리맨 하면 생각나는. 유럽 사람들의 화려한 컬러 슈트와 스타일링, 그에 맞는 자유분방한 애티튜드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점점 클래식한 슈트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을 직접 입어보고 일해보자'라고 마음먹게 되면서 전통 슈트 브랜드 란스미어에서 처음 일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업무를 시작한 지 13년 차라고 들었어요.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저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직업이지만, 오히려 고객님들께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하는 일이다 보니, 인간적인 관계에서 감동받은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3년 전쯤일까요? 제가 롯데백화점 노원점 시스템 매니저로 급하게 발령을 받으면서 전 점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상시 친분이 두터웠던 고객님들과 미처 연락도 하지 못하고 급하게 회사와 집을 옮기게 됐어요. 3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매출 스트레스로 힘든 시기에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고객님이 와이프와 함께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차로 오기도 꽤 먼 걸이였는데 결혼했다는 소식과 함께 일부로 저를 보러 여기까지 찾아온 거였어요. 제가 롯데백화점 노원점 시스템 매니저로 일하는 건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사실 매니저와 고객의 관계가 어떻게 보면 계산적일 수도 있잖아요. 혹시나 실례될까 저도 연락 못했는데 오히려 왜 연락이 없었냐며 아쉬워하는 모습에 뭉클했습니다. 이제는 개인적으로도 가까워져 버렸고요.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인 거 같아요. 요즘 샵매니저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은데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먼저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너무 힘든 길이니까요! TV를 보면 연예인 부모들이 자식들 연예인 안 시키고 싶어 하는 맘일까요? 만약 그래도 본인의 의지가 충분하다면 패션에 대한 지식과 스타일링을 연마함과 동시에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합니다. 매니저로 근무하다 보면 고객, 직원, 본사 관리자, 백화점 담당자 등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이분들과 항상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세를 일하면 자연스럽게 업무 스킬도 쌓이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어요. 특히 고객에게 정성을 쏟아 그들이 단골이 되는 것, 단골들이 또 지인들을 데리고 오는 순간은 너무 행복합니다.

"내가 이 직업을 위해 태어났구나 싶을 만큼요."


그리고 스타일링 공부는 하시는 게 좋아요. 백화점 다니실 때 마네킹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어떤 아이템과 매치했는지. 어떻게 코디를 시켰는지 유심히 보시고 이쁜 건 사진으로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추천해요. 결국 저희는 고객들한테 스타일을 제안하고 트렌드를 설명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러한 것들이 좋은 재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퇴근 후의 보통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지금 저는 반려묘 2마리, 반려견 1마리 이렇게 살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 강아지들과 함께 자라다 보니 반려동물은 저에게 가족과 같이 귀중한 존재입니다. 봉덕이와 봉찬이는 어리광쟁이에 애교쟁이인 반려묘인데 어디로 튈지 몰라 오늘 촬영엔 함께 하지 못했네요. 오늘 같이 촬영한 흑마늘은 토이 실버 푸들로 꽤 비싸게 분양받았지만 사기를 당한 건지 계속 크는 바람에 지금은 아주 늠름해졌어요. 퇴근 후 아이들과 같이 사냥 놀이하고 TV 앞에서 뉴스 보는 일상이 퇴근 후 가장 행복한 순간이에요.



앞으로 '김도형'의 미래상을 그린다면요.


우선 저희 가족의 건강한 모습을 염원합니다. 반려동물들에게는 제가 아빠이자 세상이 중심이니깐 제가 건강해야 저희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주고, 같이 놀고, 건강 관리도 해줄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몇십 년 뒤에도 지금 하는 이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립니다. 거창하게 매출이 우수한 매니저를 하겠다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행복을 느끼고 사는 지금의 마음을 나이가 들어서도 잃지 않는 거예요. 저에게 맞는 직업을 잘 선택한 덕분에 제 마음만 변하지 않는다면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침착하고 상냥하게 인터뷰에 응한 그가 내성적인 사람인가 싶다 가고 본인이 애정 하는 것들에 대해 물을 때면 감춰두었던 모습을 드러내고 눈을 반짝였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이 가장 김도형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일이 너무 재미있어 한 번도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 스스로를 아빠라 칭하며 반려동물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는 그. 그러한 표정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가장 보통의 일상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디터 조유미, 이현수

포토그래퍼 민철기

웹디자이너 이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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