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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속애플 Jul 11. 2024

'자존감'을 알 수 있는 질문 던지기

나도 초등작가

나에 대해 생각고, 나를 소개하는 글쓰기

주제: 나는 누구인가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웃음이 날 때는?

어른들 도움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처음에 계획했던 초등 저학년 대상 글쓰기 수업은 백지를 나눠주고 아이들의 생각을 마음껏 쓰는 수업을 꿈꿨다. 주제를 설명한 후,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 말하듯 글 쓰는 방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첫 수업을 앞두고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아이들 수준도 모르고, 반 인원수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라 안전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워크북을 만들기로 했다.  '5분 만에 끝났다고 하면 어쩌지?  글쓰기 싫다고 단어 하나만 딸랑 쓰면 어쩌지?'


다수를 대상으로 수업을 할 땐,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도록 다양한 변수를 생각해야 한다. 간단히 답을 쓰는 방식이라 처음에 종이를 받았을 땐 어렵게 느껴지지 않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답이 쉽게 나오는 질문은 아이다.



어른들 도움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 글을 그대로 올립니다)


사슴벌레 혼자소 손 위에 올리기

마리오 밥주기

무거운거 들 때, 아이스티 만들때

설거지

태권도품새

칼, 위험도구, 빼고

누워서 떡먹기

핸드폰 충전시키기

씻을수잇어요, 사워, 양치

버스 타기, 자전거 타기, 길가기, 헌자 학교 가기, 학교혼자




아이들은 어른들 도움 없이 스스로 해냈을 때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은 아이가 자존감이 높다. 발표를 잘하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친구가 많은 아이가 자존감이 높을 거라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늘 공부를 잘하거나, 늘 발표를 잘하거나, 늘 친구가 많지 않다. 친구랑 다투기도 하고, 국어는 잘하는데 수학을 못할 수 있으며, 답을 틀려 창피한 경험도 한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 세계에선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잘하는 아이가 빛난다. 자존감 높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은 자신감을 지닌 아이로 키우면 된다.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어른 도움 없이도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을 살펴보니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과 이동에 관한 글었다.(초등 저학년 기준)  혼자 씻고, 양치하고, 아이스티를 만들거나 무거운 걸 들 때, 그리고 혼자 학교가는 자신의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한다. 


사슴벌레 혼자서 위에 올리기'를 읽곤 웃음이 다.  태권도 품새 자랑스러운 아이들은 가장 좋아하는 것, 행복할 때, 혼자 있는 것의 모든  '태권도'라고 썼다. 아이들 글에 동물이 많이 등장했다. 좋아하는 것과 행복할 때의 질문에 여러 동물이 등장했다. 다움주엔 동물에 관한 글쓰기를 해야겠다.



"선생님, 나 이거 혼자 할 수 있어요." 너도 나도 자랑하며 떠들어댄다. 시끄럽지만 떠드는 소리가 듣기 좋아 실컷 떠들게 놔뒀다. 소리가 모여 글이 되고, 글이 모이면 이야기가 되니까.




수업 핵심 요약

1. 질문을 던지자

2. 쉽게 쓰는 답이 아닌 생각해야 나오는 질문을 만들자

3.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은 아이가 빛난다.





12주 글쓰기 수업

나도 초등 작가

쓱쓱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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