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밤
와플을 먹었다.
오늘은 나름 빠른 퇴근을 했다. 나는 야근을 자주 하지만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짜릿한 자유를 찾아 떠나듯, 종치면 직장을 뛰쳐나가는 순간이. 그래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할 게 있었던 건 아니고, 직장인 자아를 벗어던지고 저녁 시간을 놀고 싶었다.
비가 많이 왔고 딱히 갈 곳은 없어서, 지난달부터 먹고 싶었던 와플을 먹으러 갔다.
애플시나몬와플에 크림많이+700 총 4100원. 와플이 뭐이리 비싸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끔 먹기 때문에 쿨하게 지불했다.
혼자 앉아서 와플을 먹는데
온갖 인연들을 떠올렸다.
와플을 같이 먹은 사람들은
사랑하던 사람들이었다.
길거리 와플.
친밀해졌을 때, '추억'이라며 사먹던 그것.
거래처 사람과의 비즈니스 미팅에서 넙적한 길거리 와플을 먹지는 않을 테니.
기본 맛이 좋다며 사과잼에 화이트크림을 바른 와플을 찐득한 잼과 크림을 입가에 손에 묻혀 가며 먹던
나와 사랑했던 당신들의 얼굴을 기억했다.
모든 것은 시절 인연이다.
나는 인연에 약하다. 지나간 인연에는 더욱.
모든 인연은 한 철을 살다 가는 시절 인연임을
도무지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나와 그토록 가깝던 그 언니와는 왜 남보다 못해진 걸까. 뭐.. 사랑하던 그 애와도 헤어졌는걸.
성별을 떠나서, 지나간 인연들을 애달파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받아들인다. 모든 것은 시절 인연임을.
누구의 탓이었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탓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 문장을 조용히 썼다.
와플은 바삭하고 달콤하게 혀끝에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