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안정된 하루
나비를 보았다.
그곳에 주차하지 않았다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조금 빠듯한 출근 시간이었지만 나비를 찍었다. 조금 더 가까이 가자 날아갔다. 미안했다.
어제 야근을 안 한 덕에 일찍 잠에 들었고,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깼다. 수면의 질이 대단히 좋았던 것은 아니고 이런저런 꿈을 꾸다가 5시 반쯤 깨어 버렸다.
요즘 내 애착 물건인 풀리오 종아리 마사지기를 다리에 끼우고 폼롤러를 어깨에 대고 좀 더 잤다. 설핏 잠이 드는 그 기분이 좋다. 일어날 때는 '좋은 아침'이라고 입으로 말해봤다. '좋은 아침'임을 말하는 것을 일상의 루틴으로 삼아도 괜찮을 것 같다.
좋은 아침, 을 만들기 위해 아침을 먹었다. 어제 만들어둔 삼겹김치찌개이다. 냉동해둔 삼겹살을 잘 해동하는 것이 귀찮아서, 오래 묵혀둔 김치와 같이 막 끓여버려서 맛이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먹을만해서 괜찮았다.
잠이 깨기 싫을 때는 억지로 숏폼콘텐츠를 보고 그것을 돌리며 하루를 시작했는데, 요즘 그게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불만족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차라리 예전처럼, '소녀시대 노래모음'을 들으며 출근 준비를 할까 하다가 오늘은 정세랑 작가님 인터뷰를 틀어 놓았다. 좋았다.
수업은 수행평가를 했다. 오늘로 마무리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써줘서 고마웠다. 감독하면서도 채점했고 내일도 채점할거다.
오랜만에 K언니랑 잠깐 같이 점심을 먹어서 좋았다. 그리고 장님께서 돌리신 설레임을 먹었다.
달콤했고 비일상적이라 행복했다.
설레임은 여름의 맛인지 가을의 맛인지 그것도 아니면 겨울의 맛인지 봄의 맛인지 모르겠다.
모의고사 응원 간식으로 서브웨이를 보내주셨다. 아이들이 얌얌 먹었고 그 시간에 생기부 점검 회의도 했다. 야근을 하느라 석식을 먹었는데 육전이 나왔다. 우리 학교 급식에 나오는 육전 완전 좋다. 육전 먹으러 왔다고 하니까 조리사님께서 하나 더 주셨다.
야근을 통해 아~주 쉬운 문제를 만들어내었다. 벌써 중간고사 출제 기간이다. 변별력을 주는 문제는 언제 내나... 어려운 노릇이지만 해야 한다. 내일 학교 행사가 있어서 야근할 사람이 필요한데 왠지 내가 손들어야 할 상황같아서 손을 들었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다.
집에 와서는 나도 보람차게 사는 사람처럼 살아보고 싶어서 잠깐 실내자전거를 타면서 앱으로 영어학습을 했다. 잠깐이었지만 뿌듯하다.
오늘 있었던 대부분의 일을 그냥 써보았다.
이렇게 다 써놓으면 나중에 생각이 날까?
특별히 좋았던 대단한 날은 아니었지만
이정도의 일상을 안정적으로 살아낸 것
그런 내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잘 쌓은 벽돌 하나같은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