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부르면
어떤 지루한 노래도 끝까지 듣게 된다
20년넘게 가수였다는데
아직도 카메라앞에서 춤추는 게 부끄럽단다
반쯤 녹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말랑한 마시멜로우 같은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목소리, 그 목소리
처진 눈매 그렇지만 빛나는 눈동자
시니컬한 말투 그렇지만 지나치게 부드러운 목소리
평범한 단어도 마음을 뭉글게 만드는
목소리, 그 목소리
어떤 슬픔도 담아낼 것 만 같고
시작하는 사랑, 그 심장의 세세한 떨림까지도
한 마디 단어, 선율에 담은 목소리로 심장에 대고
바로 이야기해주는것만 같은,
20년간 나의 맹목이었던 그.
그 가수의 노래가
또 오늘의 슬픔을 적시고, 알 수 없는 웃음을
그의 고르지 않은 치열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고 아름답게만 나를
그의 예쁜 안경안에
머무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