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스탠드바 시낭송
가야스탠드바
새벽 두 시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전화 너머 느껴지는 알코올냄새
아들 나 좀 데리러 와
어디냐는 나의 물음에 그냥 데리러 와
라는 말
아들 나 좀 데리러 와
어디냐는 나의 물음에 계속
여기 네가 태어난 산부인과 앞이야
비어있는 맥주병을 호호 불다 말고 뻥 뚫린 무대로 나가 무대로 나간다
기타리스트가 엄마를 불면 호호 소리가 날 것 같았다
바닥에 고꾸라진 엄마가 떠오른다
이튿날에도 고치처럼 매달려있는 엄마를
나는 모른 척 방으로 들어갔다
처음 팔짱을 끼고 걸었다
여기야 여기, 여기가 네가 태어난 산부인과야
그날 난 병원이 울릴 정도로 크게 울었다고 한다
그날 엄마는 나보다 더 크게 울었을 것이다
우리 집 망나니는 우리의 소리를 들었을까?
아마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누다 흠칫 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