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골] 200만 원 '작당', 300억 기적 사연

32. 문화기획자의 동해실험실

by 조연섭

'도시재생'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던 10년 전, 충주의 한 청년은 우연히 현수막 하나를 마주했다. '도시재생 대학생 모집'.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었고, 손에 쥐어진 지원금은 고작 200만 원이었다. "동네에서 재미난 '작당'을 한번 해보라"는 다소 막연한 미션. 하지만 이 작은 불씨는 꺼져가던 구도심을 다시 태우는 거대한 횃불이 되었다.


충주 원도심인 '관아골'은 현재 전국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주목하는 성지다. 한때 공실률 60%에 달하며 '유령 도시'라 불리던 이곳은 이제 빈 점포를 찾기 힘든(공실률 12%) 핫플레이스로 변모했다. 10년전 국토부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으로 행정안전부 로컬 브랜드 사업 등 정부 지원 사업 300억 원 유치, 유동 인구 3.6배 증가라는 놀라운 성과 뒤에는 박진영 보탬플러스 대표 중심의 공동체 정신과 신뢰가 넘치는 충주 문화재단, 도시재생, 보탬플러스 동료들이 펼쳐온 치열한 시간과 복제 할수 없는 민관 거버넌스가 숨어 있었다.


3일, 협동조합 문화발전소 '공감'이 추진 중인 '동해시어촌활력증진사범사업' 관계자들과 방문한 충주 관아골 "인사이트 트립" 현장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대표는 자신들이 일궈낸 변화를 "핫플(Hot Place)이 아닌 웜플(Warm Place)을 지향한 결과"라고 정의했다. 시작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었다. 박 대표와 친구들은 각자 취미를 살려 밀크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라면을 끓였다. '관아골 프리덤'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야외 마켓을 열었다. 인근 교통대 학생들이 버스킹으로 흥을 돋우자, 사람들이 하나둘 술잔을 기울이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두 달 넘게 마켓을 하니까 SNS에서 그야말로 난리가 났어요. 그때 깨달았죠. '아, 여기가 블루오션이구나'. 사람들이 안 오는 게 아니라, 즐길 거리가 없어서 못 오고 있었던 겁니다."


가능성을 확인한 이들은 2018년 5월, 컨설팅 그룹 '보탬플러스'를 설립했다. 박진영 대표를 필두로 전략(김재원), 영업(이상창), 브랜드(유순상) 등 각자의 '본캐(본래 캐릭터)'를 가진 5인의 청년이 의기투합했다. 운영 원칙은 독특했다. '가정의 화목 최우선', 그리고 '조합 통장에 돈을 남기지 말자'. 실제로 그들은 통장에 1천만 원이 모이자 수익금 전액을 들여 싱가포르로 연수를 떠났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경험과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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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U]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활동분야_ 문화기획, 연출, 감독,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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