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멈춘 계절, 종사자의 겨울 나는 법

31. 문화기획자의 동해실험실

by 조연섭

겨울이라고 축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화천 산천어축제', '인제 빙어축제', '태백산 눈축제' 같은 굵직한 이름들은 해마다 포털 사이트 메인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얼음 위에 구름 관중이 모이고, 눈 조각 앞에서는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화려한 몇몇 장면만으로 한국 축제의 겨울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카메라 앵글 밖, 대부분의 현장은 시리도록 고요하기 때문이다.


1월에서 3월, 길게는 4월까지. 이 시기는 지자체와 단체가 새해 예산을 설계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이른바 '행정의 시간'이다. 아직 무대는 허락되지 않았고 계약서의 봉인은 풀리지 않았다. 공연자, 음향 감독, 스태프, 기획자들에게 겨울은 명백한 '비수기'이자 잔인한 '보릿고개'다.


무대가 접힌 계절, 예술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침묵을 견디며 산다. 그들의 겨울나기를 들여다봤다.


무대가 멈추면 비로소 드러나는 삶


겨울을 건너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그 차이는 인기의 크기나 경력의 깊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각자가 쌓아온 '삶의 조건'에 달려 있다.


누군가에게 겨울은 확장의 기회다. 83세에 데뷔한 '실버 가수' 이인자 씨는 이 계절을 가족, 그리고 새로운 플랫폼과 함께 건넌다. 그는 '보이스퀸' 출신 딸인 가수 김주아 씨와 함께 유튜브 방송을 이어가며 겨울을 보낸다. 오프라인 무대는 없지만, 온라인 속 이야기는 계속된다. 세대와 세대를 잇는 화면 속에서 겨울은 고립이 아닌 소통의 장이 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조연섭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KHCU]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활동분야_ 문화기획, 연출, 감독, MC

52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여보, 이제 끝났어, 60년 '인호수산'의 마지막 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