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맨발 걷기
맨발 걷기 365일,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발걸음의 힘
365일 동안 추암 해변을 맨발로 걸었다. 매일 같은 해변, 같은 길을 걸었지만, 그 과정은 단순 반복이 아니었다. 사계절 내내 이어진 이 시간들은 매일 조금씩 내 삶을 바꾸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글은 지난 1년 동안 맨발 걷기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삶의 변화를 나누고자 한다.
맨발 걷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운동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니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발끝으로 전해지는 모래의 감촉, 파도의 리듬, 그리고 자연과 교감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일으켰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비가 내리는 봄날에도,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에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의욕이 없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날에도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걷기 후 나타나는 변화로 단순하고도 강력한 의지였다.
365일의 맨발 걷기는 신체적 건강도 건강이지만 삶의 전반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매일 아침 스트레스 해소로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졌다. 문화기획자인 직업 특성상 집중력이란 중요했기 때문에 걷기를 이어가는데 큰 동력이 되기도 했다. 매일 해변을 걸으며 모래와 파도, 바람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은 내 마음을 정리하고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또한, 숙면의 기쁨도 함께 찾아왔다. 발바닥에 전달되는 다양한 자극은 몸의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켰다. 매일 걸음 뒤 찾아오는 깊은 수면은 다음 날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장운동의 개선이었다. 맨발 걷기는 몸의 순환이 좋아지면서 소화가 원활해지고, 내 몸 전체의 건강을 증진시켰다. 또한, 매년 한두번 걸렸던 감기가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면역력 강화의 증거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변화는 결국 나를 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행복은 거창한 무언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실천과 그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추암 해변은 그냥 걷는 장소가 아니었다. 매일 맨발로 걷는 동안 나는 이곳과 새로운 관계를 맺었다. 발끝으로 느껴지는 모래와 파도는 추암이 관광지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자연임을 깨닫게 했다. 이곳은 나에게 위로를 주고, 나의 발걸음을 응원하는 존재로 다가왔다. 그렇게 추암은 나의 삶에 깊이 스며든 공간이 되었다.
이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1년을 준비할 시간이다. 맨발 걷기는 개인적인 도전보다 지역과 자연, 그리고 나 자신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가 되었다. 앞으로의 365일은 이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그들에게도 맨발 걷기의 힘과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자연과 교감하며 걷는 일상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해변을 걷는 작은 발걸음이 내 삶을 이렇게 바꿨다면,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분명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해변 맨발 걷기는 단순 운동이 아니다. 그것은 몸과 마음을 연결하고, 자연과 삶을 조화롭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이다.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매일 단 몇 분이라도 신발을 벗고 자연 속에서 걸어보라. 그 발걸음이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직접 느껴보기를 바란다. 365일 맨발 걷기를 돌아보며 나는 다시 새로운 1년의 발걸음을 준비한다. 발끝으로 세상을 느끼며, 더 행복한 내일을 향해 걸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