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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연 May 20. 2022

모두의 로망 '공룡능선'을 정복했어요!

두 눈에 담아 더욱 행복했던 설악산 13시간 산행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국내에 불어닥친 등산 열풍은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큼 그 열기가 매우 뜨겁다. 예전에야 산을  주로 찾는 사람들은 나이 지긋한 중년층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저마다 다양하고 화려한 등산복을 입고 한 껏 멋을 뽐내며 등산을 즐긴다. 또한 대한민국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만큼 주변을 둘러보면 매우 쉽게 산을 찾을 수 있어 접근성 또한 매우 우수한 편이다. 이러한 등산 열풍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아웃도어 산업 역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볍게 동네 뒷 산을 올라도 되고 체력과 시간적 여건이 된다면 먼 지방에 있는 높고 험난한 산을 찾아 떠나는 원정 산행도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등산 마니아들에게 먼 타 지역의 원정 산행은 그 과정 자체가 설레는 여행이기도 하다. 이렇듯 등산은 이제 우리들의 삶 속 깊숙이 파고들어 삶의 커다란 원동력이 되어주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나 역시 산에 푹 빠져 살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대한민국의 높고 험하다 하는 산들은 대부분 다 올랐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아직 오르지 못한 코스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용아장성'과 '화채능선' 및 '공룡능선'이었다. 하지만 용아장성과 화채능선은 위험 상의 이유로 입산금지 구간이라 나의 계획에서 제외시켰으며, 결국 하나 현실적인 버킷리스트에 남아있던  코스는 공룡능선이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얼마 전 이루었다. 그래서 그 힘들고 즐겁고 행복했던 산행기를 한 번 써보려 한다.




참고로 설악산 공룡능선은 이런 곳이다. 국내 국립공원 중 제1경에 속하는 곳으로써 국립공원 중 풍경이 가장 으뜸인 곳이라는 말이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모든 등린이(등산 초보자들)들의 로망이자 국내 등산코스 중 가장 힘들다는 곳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내설악과 외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능선으로써 현재 사망사고 및 잦은 조난사고로 인해 위험구간으로써 산행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비법정탐방코스인 용아장성 및 화채능선과 더불어  설악산을 대표하는 암봉 능선이다. 총 21k의 긴 산행과 경사도가 심한 구간이 많아 체력적인 소모가 심한 편이다. 특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마등령 구간 초입 1시간~1시간 30분 정도의 구간은 경사도 35.2%의 매우 가파른 편이며, 힘겹게 마등령 삼거리까지 3시간 이상 올라 공룡능선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공룡능선을 건너는데 보통 4~5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또한 공룡능선에 한 번 진입하면 중간에 다른 샛길이 없다. 무조건 완주해야 한다. 포기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룡능선 구간은 고립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단독 산행은 위험하니 반드시 동반 산행을 하도록 권한다. 하지만 전문 등산러들은 혼자 다니는 경우가 매우 많다. ㅎ  산에 대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다거나 체력이 받쳐주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국립공원 측의 몇 가지 경고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고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어쨌든 공룡능선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4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기나긴 고통의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때문에 등린이들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영역으로써 산을 좀 탔다 하는 사람들도 아직 도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ㅡㅡㅡ

공룡능선을 지금에서야 타게 된 이유는 체력적인 이유보다는 그냥 미루고 미루다 보니 이제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특히 주로 혼자 산행을 즐기는 나에게 공룡능선 코스는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그런 느김이었다. 그리고 수먾은 후기들이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해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를 완등 하고서 느꼈다.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혹시라도 공룡능선을 처음 타는 상황이라면 그냥 즐기면서 산을 오르면 된다는 것을~ 공룡 그거 별 거 아니다는 것을 말이다!!ㅎ


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맛보기 사진 먼저...


공룡능선길은 걷는 내내 조망이 터지는 코스가 많아서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마치 여행하는 기분으로 걷고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좌측 사진 속 장소는 어느 구간인지 첫 공룡능선 산행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공룡능선의 유명한 스팟 중 한 곳이다.


금강문


보름 전 업무적인 이유로 인해 속초에 도착한 나는 시간을 쪼개서 설악산 공룡능선을 오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봤더니 아니 글쎄 3월부터 5월 15일까지 설악산 대부분의 코스가 입산 통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통제 이유는 겨울철 얼었던 땅이 봄이 되면서 녹아 낙산사고가 날 위험이 있어 통제하는 것이었다. 이건 뭐 매년 있는 일이지만 깜빡하고 확인을 안 하고 갔으면 정말 허무할 뻔했으니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그래서 입산통제가 풀리는 5월 16일(월)에 오르기로 했다.


당일 강풍이 예고됐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전 날 밤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설악산의 평균 풍속이 5m/s로 나왔다. 이 정도 바람이면 꾀나 강한 편에 속하며 산 정상 부근에선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강풍이 불 것 같아 다시 고민이 깊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미루면 또 언제 공룡능선을 넘어볼지 기억이 없었기에 그냥 강행하기로 마음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잠은 오지 않았고 걱정과 설렘이 교차 허며 새벽까지 계속 뜬 눈으로 있어야만 했다. 그래소 여느 때처럼 잠은 포기하고 새벽에 출발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새벽 2시쯤인가 나도 모르게 잠깐 잠이 들었고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부랴부랴 씻고 옷을 입고 차를 몰고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으며, 지체 없이 바로 출발했다.


소공원 주차장에서 출발 5분 후 마주치게 될 곰 녀석


두 달이 넘도록 입산통제가 되었다가 통제가 풀린 첫날 이른 시간에  처음 만난 등산객.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뒷모습만 봐도 그냥 반가웠다.



비선대까지 빠른 속도로 걸으니 5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참고로 윗 사진처럼 주차장에서 비선대까지는 거의 90% 정도가 평지길이어서 산책 수준이라 보면 된다.


이제부터 본 게임이 시작된다. 비선대에서 좌측 천불동 계곡 방면과 우측 금강굴/마등령 방면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 마등령 방면으로 오르면 된다.


좌측 문은 하산할 때 통과하게 되는 방향이며, 마등령 방면으로 오르려면 우측으로 가야한다. 오르다보면 다시 마등령과 금강굴의 갈림길이 나오며, 여기서 좌측 마등령 방면으로 가야한다


여기서부터 마등령 정상까지 약 3시간~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힘든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마등령 구간에서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 구간에서 힘을 다 빼면 마등령 정상에서부터 시작되는 5km가 넘는 공룡능선 구간에서 매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등령구간 초입부터 1시간 정도 이러한 급셩사의 너덜길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경사진 너덜길을 좋아해서 그런지 소문만큼 그리 힘들진 않았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경사도와는 차이점이 있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경사도가 더 가파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사진 속 너덜바위길은 매우 흔하게 마주치게 된다.


아무튼 나는 마등령 정상까지 충분히 쉬면서 정확히 3시간이 소요됐다. 정상 벤치에 앉아 배낭 속에 챙겨 온 게맛살과 김밥 한 줄을 먹으면서 잠깐의 꿀 맛 같은 휴식을 즐겼다. 그리고 드디어 그 유명한 공룡능선이 시작됐다. 처음으로 마주하게 될 공룡 등껍질을 생각하니 얼마나 심장이 두근거리던지 지금도 그때의 설렘이 아주 생생하다.


사진을 확대하면 공룡능선 전 구간의 닌이도가 빨간색도 아닌 공포스런 검정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일단 마등령을 오르면서 충분한 워밍업이 됐기 때문에 능선을 넘는 과정이 정보 수집 과정에서 느꼈던 난이도만큼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총 6개의 능선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들이 있기는 했지만 충분히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의 경사도가 심한 편이라 그 구간들을 두 발로 서서 통과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네 발로 거의 기어오르다시피 해야 했으며, 미리 준비해 온 장갑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역시 공룡능선은 사족보행을 피할 수 없는 난이도의 코스였지만 그 또한 매우 신나고 재미있었다.


누군가에겐 너무나 가혹한 너덜바위길.... 지리산 천왕봉을 오를 때 만나는 그 너덜바위길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겐 재미있는 놀이동산 같았던 구간!!


공룡능선의 각 봉우리를 건너면서 오르고 내리기를 계속 반복하게 된다. 또한 그 경사도가 매우 심해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는 것을 권한다.


여러 봉우리를 넘으면서 봉우리의 간격이 긴 구간이 두  정도 있는데 체감상으로는 봉우리 하나를 건너는데 북한산 하나 정도를 넘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뜻이다.


왼 쪽 끝에 있는 높은 봉우리에서 내려와 다음 봉우리 정상을 향해 오르다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본 모습.


공룡능선을 빨리 넘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고 어차피 5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힘들고 긴 구간이기에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눈앞에 보이는 구간들을 천천히 넘으며 주변의 아름다운 설악의 풍경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마지막 봉우리이자 공룡능선 최고의 스폿인 신선봉에 도착하게 된다.


     드디어 눈앞에 펼쳐진 공룡의 등~


여섯 번째 봉우리에서 7번째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봉까지의 한 개 구간이 공룡능선에서 사장 긴 구간이며, 이 한 구간을 넘는데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그렇게 고된 시간들을 참고 이겨내며 오른 신선봉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그동안 쌓인 모든 피로감을 말끔하게 씻겨 준다. 특히 여러 블로그나 유튜브 및  사진으로만 봐왔던 공룡능선 전체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정말 탄성이 절로 나오며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신선대 장상에 아무도 없었으면 이 멋진 사진도 남기지 못했을 재난의 상황을 맞이할 뻔 했지만 다행히도 두 분이 계셨다.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ㅎㅎ


공룡능선의 전체 모습을 눈에 담으며 느꼈던 그 가슴 벅찼던 마음과 설렘, 자부심은 지금 생각해도 샌생하게 느껴진다.


그 한 장면을 두 눈에 담기 위해 신선봉까지 8시간 30분 동안 힘겹게 오른 것이 전혀 아깝지가 않을 정도의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정상엔 예상대로 광풍 수준의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지만 그 아름다운 공룡능선의 절경 앞에서 광풍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고 30여분을 그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풍경에 빠져 사진을 찍고 또 찍으며 맘껏 감상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 쌓인 피로감을 않고 최소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긴 내리막 구간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잠시 정상에서의 풍경을 영상으로 만나보자.


영상에.나오는 좌측 끝에 보이는 가장 높은 곳이 대청봉이며, 그 옆이 중청이다. 바람소리만 들어도 당시 얼마나 강풍이 휘몰아쳤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몽환적인 기분에 사로잡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기나긴 하산길을 시작했다. 무너미고개 이정표 앞에서 천불동 계곡 방면인 비선대/양폭대피소 쪽 좌측으로 내려가면 된다.



하산길은 시작부터 매우 푸릇푸릇하고 이쁜 숲길을 걷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와 더해 사방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걷는 이들에게 큰 힐링으로 다가온다.


걷기만 해도 마냥 행복했던 하산길 초반....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즐거운 하산길의 흥은 사라지고 만다.


약 1시간 정도 울창한 숲길을 내려가다 보면 슬슬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국내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매우 웅장한 천불동 계곡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곳을 처음 본 사람들은 아마도 누구나 순간 외국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웅장한 협곡의 비주얼은 또 한 번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든다.



웅장한 기암절벽, 깊게 파인 협곡이 만들어 낸 비경

        봉우리들 사이로 다수의 협곡 형성, 탄성 자아내다...


천불동계곡의 그 웅장한 비경은 사진만으로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무조건 직접 가서 봐야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또한 곳곳에서 보이는 에메랄드 빛 폭포수의 풍경은 보는 이들의 가슴속 공룡능선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번 큰 감동을 안겨준다.


보고 또 봐도 비현실적인 풍경에 다시 한 번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던 장소...




뭐 크게 바쁠 것도 없는데 몸도 고단한 만큼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얼음짱같이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가 본다. 그 순간 그곳에서 나 혼자 천국에서 신선놀음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누구라도 그곳에선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소들이 완벽히 갖춰진 그런 곳이었다.



얼음물과 같이 차가워 계곡 물에 발을 담근 후 1분을 견디지 못하고 물에서 발을 빼야만 했다.


        내가 지금 혹시 타임루프에 갇힌 것일까..


그렇게 마음의 평화로움을 충분히 만끽한 후 다시 양말과 등산화를 신고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계곡길을 한참을 걸었다. 하지만 걸어도 걸어도 비슷해 보이는 계곡길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치 타임루프 안에 갇혀 같은 길을 하염없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다리의 힘이 풀리고 기나긴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이럴 때 등산스틱은 나에게 육체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동반자가 되어 준다.

한참을 걷다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맑고 청명했던 날씨였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1시간 가까이 쏟아졌다. 무방비 상태에서 비를 그대로 맞았지만 이 또한 재미있는 추억이라 생각하고 무덤덤하게 걸었던 것 같다.


비가 올 것이라고는 단 1%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역시 설악산은 설악산이구나!!


그렇게 무너미고개에서부터  3시간  가까이 지났을 무렵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했다. 이제 여기서부터 소공원 주차장까지는 대부분이 평지길이라 걸을 만하다.


비선대에서부터 걷는 내내 마음만은 벌써 주차장에 도착해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배낭을 차 트렁크에 내던지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걷기 편한 길이었지만 신흥사 앞 불상까지 걷는 동안 얼마나 느리게 걸었는지 시간이 예상보다 15분이나 늦어졌다. 그렇게 도착한 신흥사 불상을 보니 이제 진짜 다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피로감이 몰려왔다.


공룡능선 완주를 실감케했던 신흥사의 불상


이런 상황에서 이 맛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모를 것이다!


산을 내려오면서 가장 먹고 싶은 것은 얼음이 가득 찬 컵에 콜라를 따라.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로 주치장 인근 편의점으로 쏜살같이 날아가 그토록 원하던 얼음 가득 콜라를 들이마셨다.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런 행복한 맛이었다. ㅎㅎ


소공원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0분이었다.

소공원 주차장 ㅡ 마등령 ㅡ 공룡능선 ㅡ 무너미고개 ㅡ 천불동 계곡 ㅡ 비선대 ㅡ 소공원 주차장 원점회귀!!

새벽 5시 30분쯤 출발했으니 총 13시간이 소요됐다. 오늘은 내 등산 인생 중에서 휴식시간이 가장 길었던 산행이었던 만큼 다음에 다시 오면 아마 11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공룡능선에 대한 정보수집을 하면서 접하게 된 마등령 및 공룡능선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이 날 직접 겪어보니 예상보다 수월했으며 공룡능선의 넘으면서 느낀 것은 힘들다기보다는 마치 거대한 놀 아동산을 즐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능선을 넘으면서 마치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으며, 구간 구간의 매우 멋진 설악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걷다 보니 충분히 걸을만한 코스였다.


여기서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공룡능선 완주에 대해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 가지 덧붙이자면 내용은 이렇다.


나는 현재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 오륙도까지 750km 거리의 국토종주를 하고 있다. 대략 열흘 동안 230km 정도를 걸었으며, 4개의 산을 넘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공룡능선 완주에 도전했다. (여유가 될 때 그동안 쌓인 걷기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그만큼 체력이 좋은 편이라 아마 내 가준에서 생각하는 공룡능선에 대한 난이도가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룡능선은 죽기 전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코스이며, 본인 체력이 최소 중간 수준이 된다면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곳이지만 분명 힘들기는 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굳이 비교하자면 서울의 북한산을 연속 5회전 정도 하는 정도?...


가파른 경사도의 위험하기도 한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고, 가파른 경사도의 내리막길을 거의 사족보행으로 기어가듯 내려가고, 끝이 안 보이는 기나긴 길을 하염없이 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걷고 또 걷는 이유는 내 건강한 두 발과 마음이 산으로 향하고 세상 모든 길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며, 걸으면 참으로 행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과 육체가 매우 건강해진다. 내가 걷는 걷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이러하니 걷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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