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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창 Apr 06. 2020

'한국'과 '미국'의 주거(住居) 문화 中

유치원 때부터 해외에 살던 내가 느끼는 '한국'과 '미국'

2011년 01월, 대한민국 주택시장에서 가장 핫한 이슈였던 '한남 더 힐'이 완공되었다. 금호건설이 대우건설과 함께 현재는 용인으로 이전한 단국대학교 한남 캠퍼스 부지에 시공비 4,550억 원을 받고 일반적인 아파트가 아닌, 고급 빌라, 그것도 600세대의 고급빌라를 짓고, 금호건설의 기존 브랜드인 '어울림'이나 '리첸시아'대신, '한남 더 힐'이라는 새로운 고급 빌라 브랜드로 건축을 완공했다. 초기에는 600세대 중 90가구가량이 미분양 매물이었지만, 빠르게 추가 소진되었고, 결과론적으로 한남 더 힐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이 아닌 민간 임대주택으로, 보증금 25억에 월세 400만 원의 후분양 정택, 시행사의 1조가 넘는 차익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당시에 고급형 대규모 빌라단지는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태는 아니었다. 




필자의 지인이 사는 고급빌라 '마크힐스'의 내부

필자의 부모님을 포함해서, 필자의 주변에는 아파트 이외의 주거형태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의 이전 글에서 보았다시피, 빌라의 집값 상승률은 아파트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지고, 더불어 높은 관리비와 관리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약한 환경 역시 문제이다. 5,000세대가 사용하는 배수관과 30세대가 사용하는 배수관이 같을 수는 없다. 5,000세대에 아파트에서는 거의 항상 어느 세대에서는 물을 사용하고 있기에, 물이 덥혀지는 속도, 혹은 차갑게 내려가는 속도가 세대수가 적은 빌라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아파트 이외의 주거형태에 거주하는 것일까?


첫째로는, 월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주로 거주한다. "고급 빌라인데, 당연한 소리 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하단의 자료를 첨부한다.

출처: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 2018.06.06

'부자 주거지'에서 연 소득이 압도적으로 많은 1,2위는 고급 빌라인 '한남 더 힐'과 고급 주상복합인 '한화 갤러리아 포레'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더 높은 재산 평가액을 갖고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아파트 이외의 거주지에 사는 거주민들의 연소득과 소비액은 아파트 거주민보다 높다. 아파트는 월 관리비가 100만 원이 넘기가 힘들다. 그러나, 고급 주상복합이나 빌라의 경우 기본이 150만 원, 한여름의 경우 300만 원이 넘는 관리비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평당 시세가 가장 높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거주민의 평균 연소득은 1억 원 남짓, 이들이 고급빌라의 연 관리비인 2,000만 원 ~ 3,000만 원을 지불하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고급 아파트 이외에 주거 형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고급 아파트 거주민들보다 금전적으로 한 단계 더 여유로운 사람들이 많다. (롯데 시그니엘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호텔식 주거형태는 아파트보다는 주상복합의 윗단계 버전이라 생각해 생략한다) 이들은 대개, 집값의 몇십 퍼센트 상승보다, 그들의 프라이버시가 보호되기를 원한다. 유명 연예인들의 경우, 대개 어쩔 수 없이 청담, 압구정, 논현 등에 있는 고급 빌라를 선택하는 경우가 잦지만, 돈이 많은 부자들도 이들 못지않게 개인 생활에 신경 쓴다.


한남 더 힐 조감도

완벽하게 그들만의 프라이버시는 지키되, 아파트 같은 대단지에서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 뛰어난 보안, 배수관과 같은 관리 상태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주거형태이다. 필자의 지인이 외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 분양한 '나인원 한남'에 입주를 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호텔 회원권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지 내에 모든 커뮤니티 시설이 있으니, 굳이 충무로까지 가 반얀 트리나 신라호텔에 가서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지인이 덧붙이기를, 어찌 보면 호텔 회원권을 소유한 사람들보다 한 단계 더 '엄선된' 사람들을 단지 내 커뮤니티에서 만날 수 있으니 호텔 회원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였다. 


한남 더 힐의 경우 대지지분이 공급면적의 80%를 웃돈다고 한다. 다르게 말하면, 내가 100평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을 때, 전체 단지의 80평은 나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 한 층에 20~30층이 있는 경우가 많고, 지하에 주차장까지 있으니 내가 100평의 집을 보유하고 있어도, 전체 단지에 나만을 위한 공간은 20평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고급 빌라 단지는 완벽하게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있다. 내가 단지 내에서 다른 입주민을 만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고, 입주민을 만난다 하여도 이들은 '엄선된' 사람들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남 더 힐은 국내에 새로운 형태의 주거문화를 제시하였고, 이는 한국 정서에 완벽하게 먹혀들었다. 한남 더 힐, 나인원 한남을 포함해 더욱더 많은 고급 빌라 단지가 국내에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주거형태는 변화하고 있는데, 과연 미국의 주거형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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