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1. Good Thing
A side
2016년 한여름.
나는 마치 2호선 순환 열차를 타고 있는 듯했다.
종착역이란 없는 열차를.
정확히 3분여의 시간마다 내릴 기회가 있었다.
내리지 못한 걸까. 내리지 않은 걸까.
그때의 나는 멈추지 않는 시계 속을 걷고 있었다.
한 치의 오차 없는 건조한 박자 속을 말이다.
이름 모를 누군가가 일부러 멈춰주길 기다렸던 건지도 모른다. 의미 없던 초침 소리가 다시 음악으로 들리기 전까진.
꽤 오랜 시간 혼자 짝사랑을 했다.
하지만 음악은 한 번도 먼저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몇 번이나 도망쳤는지 모른다.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나 자신을 속여가면서.
갑갑해오기 시작했다.
숨이 턱 턱 막혔다.
이 열차에는 내가 내쉬는 숨만 있을 뿐,
더 이상 들이마실 숨이 없었다.
이번 턴을 마지막으로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지독한 짝사랑을 끝내기로 다짐했다.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 나는 나를 내던졌다.
드디어.
P.S
작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도 운명도 아니었다.
내겐 더 이상 다음 역은 없는 마지막 종착역이었다.
수많은 시간을 돌고 돌아 만나게 된.
어렵게 내디딘 첫걸음 이후, 알게 되었다.
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건 음악이었다는 걸.
결국 내가 내쉬는 숨, 이야기, 목소리, 손 끝까지
음악 없이 꺼내놓을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걸.
B side
Good Thing - NCT 127
복잡한 이 도시를 깨워
회색 빛 거리
저 신호등 아래
어깨를 익숙하게 흔들어 어깨를
빨리 더 빨리
손 끝의 울림 더 깊이 더 깊이
I just want to feel good
all night long oh
이 순간이 good thing
날 보는 너 good thing
이 시간은 good thing
더 가볍게 good thing
더 아래로 Ooh
이 리듬에 Ooh
밤새도록 Ooh
너와 함께 Ooh
더 신나게
우린 밤새 놀아 together 우린
터지는 마음에 밤새
뜨거워진 공기
음악은 널 채우는 Treasure
내 마음의 Treasure
느끼는 대로
조금 더 신나게
널 멈추지 마
> 작사가 데뷔곡이다. 처음으로 픽스된 곡은 아니었지만, 발매가 가장 빨리 되어 데뷔곡이 되었다. 운 좋게도 곡이 나오기 전에 퍼포먼스 영상 프로모션까지 진행되어 내겐 정말 좋은 기회였다. 이 곡은 '음악과 춤을 즐긴다'라는 주제로 작업을 진행했다. 춤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스텝 업'. 몇 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몇 번이나 돌려본 기억은 생생하다. 영상에서 본 거리의 분위기, 사람들의 모습, 댄서의 움직임 등을 참고했다.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신인인 아티스트에게 어울릴 수 있는 단어와 어투들로 써보려고 노력했다. 코러스에 들어가는 네 글자('이 순간이', '날 보는 너'.. 등등)들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문장들을 써 내려갔던지.. 그리고 이 곡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바로 '음악은 널 채우는 Treasure' 이 부분이다. 내가 써놓고 내가 좋다 하니 약간 부끄럽기도 하지만. 아티스트에게도, 나에게도 해주고픈 이야기였던 것 같아서 소중한 문장이다. 또 세상에 빛을 발한 나의 첫 작품이라 조금은 더 애정 어린 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