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면서 부모님이 '다른 사람과 싸우면 안 된다' 한데 싸움 걸어오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되었다.
'길을 건널 때는 오른손을 들고 건너야 해요'라고 했는데 손들지 않고 건넌 친구는 혼나지도 않고 사고도 안 났어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로서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애쓰는 나만 억울했다.
'먹을 것이 있으면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어야 한다'며 남겨 두지 않으면 욕심쟁이가 되었다. 그 탓에 주기 싫어도 주면서 나처럼 하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잘하고 있는 모습에 우쭐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을 그 혼란으로 보내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내가 싫어한 장부기입이 서류가 되고 주판을 서툴게 다루어 늦는다고 혼이 났어도 간신히 수입과 지출이 맞아떨어진 것이 뿌듯했다. 그해 결산을 내는데 기초가 된다는 것을 배우며 알게 되니 보는 것이 많아졌다. 내가 경험한 것이 한 귀퉁이를 메웠을 때 완성이 되는 것이고 모두에게도 같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 순간이었으니까 마음이 넓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