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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리 Nov 24. 2023

ADHD·자폐 아이를 성장시키는 말 걸기

written by 혼다 히데오




이 책의 저자 혼다 히데오가 쓴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비장애 사이. https://brunch.co.kr/@tocpoky/173 라는 책이었다. 자폐 스펙트럼 증상을 가졌지만 장애 범주에 속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작가의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ASD(Autism Spectrum Disorder)나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마지막 D, 즉 장애에 해당하는 Disorder를 빼고 사용한다. 이 같은 특성이 생활하는데 반드시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의 특성이 반드시 고충이나 문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성은 있지만 생활에 특별한 지장이 없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P46


이런 접근은 반갑다. 자폐 스펙트럼이 다양한 증상을 포함한 개념이라고 해도, 일단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딱지가 붙으면 여기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니까. 만약 '장애'를 애초에 떼어 버린다면 그래도 좀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자폐 스펙트럼이나 ADHD인 아이에게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들에 대한 이해다. 특성을 존중하되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인정해야 한다.  


불편감이 줄어든다고 해서 특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발달장애의 특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을 '옅어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것'이 아니라, '아무리 옅어진다고 해도 계속 남아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51


이 책은 AS와 ADH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제세하고 이에 대한 접근법을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사례보다 눈여겨볼 것은 발달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작가는 한결같이, 발달장애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발달장애는 아이에 따라 강약이 존재한다. 그 특성이 경미한 아이의 경우, 노력에 따라 완전하게 평범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던지는 작가의 한 마디.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못할 경우 이들은 평범한 척 환경에 과잉 적응함으로써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른바 2차 장애다.  


발달장애 아이에게 '모두와 같도록' 요구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불안이나 우울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략) 아이가 '집단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처럼 똑같이 하지 못한다'라고 느끼는 부분을 부모나 교사가 알아주어야 합니다. 그런 아이의 특성에 맞추어 방법을 달리하거나, 환경을 조성합니다. P55


중요한 것은 부모의 기대가 아니라,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기대가 포함된 것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 부모가 시키고 싶은 것과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 규범과 같이 꼭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그 외에 필요한 것은 자신의 특성에 맞춰  조금씩 배워가면 된다. 여기에서 전제는 아이가 스스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혼자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간단한 집안일을 도울 수 있으며, 주변을 정리할 수 있는 습관이다. 그래야 삶의 질이 올라간다.


아이에게 학습적인 뭔가를 가르쳐 줄 것이 아니라, 그전에 아이 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생활에 필요한 여러 스킬을 연습해야 한다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아마도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여기에서 잘한다, 못한다의 기준은 최대한 낮게 설정해야 한다. 부모가 기대를 낮춰야 아이가 부담을 갖지 않는다.


 


작가는 자신 또한 AS와 ADH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런 고백은 용기 있을뿐더러 내게 위안을 준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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