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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C Dec 15. 2023

승무원이 본 한국 남성 특징

얼마 전에 경험한 신세경.(요즘은 신세계를 신세경이라고 안 하는 것 같지만 전 옛날 사람입니다요)


비행기가 마치 논산 훈련소로 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승객 대부분이 남성인 노선이 있다. 바로 두바이 비행이다. 승객 대부분이 출장을 오가는 직장인 남성들인데 남성 비율이 얼마나 많으냐 하면 어떤 날은 승무원들만 여성인 경우도 있을 정도다.


얼마 전 두바이 비행을 다녀왔는데 그날 식사 메뉴는 제육쌈밥과 소고기 스튜, 치킨 샐러드였다. 식사드리겠습니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좌석 앞 테이블이 도미노 무너지듯 촥촥촥촥 열리기 시작했다. 앞열 좌석부터 메뉴 설명과 함께 식사 및 음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손님, 오늘 메뉴는 제육쌈밥과...

제육 주세요.


오늘 메뉴는...

제육이요.


오늘...

제육이요.


오...

제육이요.


맨 처음 제육쌈밥을 선택한 손님 이후로 메뉴 안내를 한 기억이 없다. 자기 차례가 되면 다들 기다렸다는 듯 제육을 외쳤다. 나중에는 좀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식기를 수거하면서 보니 고기 한 점, 쌈 한 조각 남긴 승객이 없었다. 제육볶음이 직장인 남성들의 3대 소울 푸드 가운데 원탑이라는 얘긴 많이 들었지만 막상 눈앞에서 보니 좀 놀랍긴 했다. 


덕분에 아직까지 제육쌈밥 맛을 못 보고 있다.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여분이 남는 비행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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