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에 대해
나는 굉장히 계획적이고 다이어리에 일정을 남기고, 데드라인을 넘겨서 제출하지 못한 적이 거의 없는 사람의 한 종류이다.
학생으로 지낸 10여 년 동안 지각은 물론, 결석, 조퇴도 아파서 어쩔 수 없이 했기에 손에 꼽을 정도의 이벤트였다. 하루에 할 일, 그 시절엔 과목별 공부, 학원스케줄을 시간별, 범위별로 적고 한 줄씩 지우면서 하루를 보냈다.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학원, 독서실을 가며 지냈다. 숙제나 과제를 늦게 내거나 안 낸 적은 거의 없다. 앞으로 다가올 일도 다이어리에 적어 약속도 거의 잊은 적이 없다. 지금의 MBTI로 따지면, T가 아닐까 싶다.
그때는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공부를 잘했고, 약속을 잘 지켰고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범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늘 나에게 학교에서는 ‘모범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데… 인생의 절반을 그렇게 살고 40대를 넘은 내가 살아가는 2024년은 ‘모범생’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