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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적 읽기능력 진단검사

by 정예슬


박사 과정 연구 계획서를 써보려고 관련 책들을 서칭하다가 <다면적 읽기 능력 진단 검사>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초임 교사 시절에 뭣도 모르고 부장님들 틈에서 영어, 학습 부진아 등 연구팀에 끼어 열일 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부진아 관련 지도는 우수 연구로 뽑혀 최종 면접을 보러 서울시교육청에도 갔다. 결국 연구팀으로 뽑혀 지원금 받으며 방과후에 아이들 지도하고 보고서도 썼던 기억...



석사 논문도 '다문화가정 자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초임 시절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의 다문화가정 자녀를 가르쳤던 겅험이 논문까지 이어진 것이다. 어쩌다보니 지금은 독서논술 사교육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지만, 나의 성정은 공립 교사에 안성맞춤이다.




박사 공부를 더 하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나니, 역시 관심 있는 분야는 문해력이 낮은 아이들이다. 잘하는 아이들은 뭘 해도 알아서 잘 할테니까. 저소득 차상위 계층의 자녀들이나 가정 형편 상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 혹은 잘 하고 싶은데 아무리 해도 안되는 아이들을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읽어'라는 말이 통하겠지만, 다문화 가정 등 가정 환경적인 부분이나 난독증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라면 읽는 행위 자체가 곤욕이다. ... 그러고보니 학부모 교육에서 "책을 안 읽어요."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평범한 가정에서도 책 읽히기가 곤욕이긴 마찬가지...



"왜 읽기가 어려울까?"



문제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문제를 진단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게 바로 진단 검사 도구다. 이미 개발된 것이 있다면 더 보충할 점이 있는지 살피고 이미 잘 만들어졌다면 그 활용법을 익혀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읽기 유창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 습관을 잡는 것에 몰두하면 되고, 읽기 능력 자체가 부족하다면 그것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대학원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교육서를 꽤나 재미있게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영어로 된 페이퍼를 읽어야 할 때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가 밀려오겠지만... 일단은 꽤 흥미를 붙인 상태ㅡ




이 도구를 직접 개발하신 교수님은 퇴직을 하셨지만 함께 연구하신 분들은 남아계실 것이다. 그 분들께 배울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한동안 무기력하고 매사 재미가 없었는데... 오늘 아침 헤일리님 만나 반짝 김밥팅을 하고 가을의 뒷동산을 걸어서일까? 책을 읽고 흥미로워서 줄까지 좍좍 그어서일까? 아침부터 새로 시작하는 책의 편집자님이 칭찬을 해주셔서일까? 여러모로 새로 시작하는 기분,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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