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닥쓰담 Jul 17. 2020

‘눈치가 빠르다’면
감각형일까, 직관형일까?

#8 나는 어떤 성향인가? : 감각형/직관형


감각과 직관은 자기를 둘러싼 세상을 인식하는 안테나, 즉 ‘인식기능’이다. MBTI 네 가지 지표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감각/직관이다. 

특히 감각형에 대한 설명은 듣자마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세상을 인식하는 데 감각, 즉 오감을 주로 사용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이 영유아기 이후로 보고, 듣고, 맛보고, 만져서 세상을 인식할 일이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일단 여기서 출발하면 감각형뿐 아니라 직관형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진다. ‘감각형은 다섯 가지 감각을 주로 사용해 세상을 인식하고 직관형은 주로 직관을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직관이란 신체감각이 아닌 다른 모든 정신적 감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방향감각이 있다’고 하는 건
감각형의 특징일까, 직관형의 특징일까?


방향‘감각’이니까 감각에 들어가나?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지는 것이 아니니 감각에 포함 안 되는 건가? 그러면 직관인가? 


‘눈치가 빠르다’고 하는 건
감각형의 특징일까, 직관형의 특징일까?



이렇듯, 감각형의 ‘감각’을 ‘오감’으로만 이해하면 감각형과 직관형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기가 더 어렵다. 

감각은 오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Sense라는 말의 용례를 살펴보는 것이 ‘감각’에 대한 설명에 도움이 된다. 영한사전에서 sense를 찾으면 용례가 이렇게 나온다.  


1.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감각  
     the five senses 오감

2. ~감  
     sense of loss 상실감  
     sense of security 안전감

3. ~감각  
     sense of humour 유머감각  
     sense of direction 방향감각

4. 양식, 일리  
     common sense 상식  
     have good sense 센스가 있다

5. 제정신  
     out of your sense? 정신 나갔어?



이처럼 ‘감각’이라고 하는 것은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얻게 되는 오감뿐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세계에 잘 적응하는 데 필요한 감지-인식 능력’으로서의 감각을 말한다. ‘현실감각이 있다’거나 ‘패션감각이 있다’라고 할 때도 감각이라는 말을 쓰고, ‘감 잡았다’ ‘센스가 있다’고 하는 것도 감각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눈치가 빠르다’ ‘엽렵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다 이런 감각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말들은 모두 감각형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      



외향-감각형은 다른 어떤 유형도 따라올 수 없는 ‘현실주의자’로, 현실 외부세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좌중의 사람 가운데 자기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몇 명, 찬성하는 사람이 몇 명, 중립적인 사람이 몇 명인지 정확하고도 신속하게 파악하며, 그런 점에서 모임 같은 것을 세련되게, 그리고 단순명쾌하게 운영할 수 있는 훌륭한 사회자이며 기획 전문가일 수 있다. * 

   

흔히 하는 말로 ‘센스가 있다’ ‘눈치가 백 단이다’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허황된 생각이나 엉뚱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현실의 문제에 관해서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늘 ‘제정신’인 사람들이다.      


내향-감각형은 보통 ‘무슨무슨 감각이 뛰어나다’라고 말할 때의 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예술적 감각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기계를 조작하는 데 있어서도 ‘감이 좋다’ ‘감이 빠르다’라고 할 때의 그 감각을 말한다.      




직관은 한자어로 이해하는 것이 더 쉽다. 直觀, 즉 ‘직접 본다’는 뜻이다. 대상에 대한 지식이나 훈련, 설명이나 안내 없이 ‘대상으로부터 직접(다이렉트로) 알아낸다’는 뜻이다. 직관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분석이나 판단, 추론과 같은 사유를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 하나의 전체로서 파악하는 의식작용     


직관으로 알게 된 것은 학습이나 사유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저절로 알아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거나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매개 없이 대상으로부터 직접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주체와 대상의 일대일 관계에서 나온 고유한 것이다. 따라서 ‘오리지널’일 수밖에 없다. 직관력이 창의성과 연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외향-직관형은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이 대박을 낼 것’이고 ‘무엇이 유행할 것인가’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는 사람들이다. 기업인, 기자, 정치인,  그리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 중에는 외향-직관형이 많다. 외향-직관형은 또 어떤 사람이 가진 잠재력과 장래성을 단박에 알아보고, 그것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항상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아나서기 때문에 자기가 발견한 가능성이 실현될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수가 있다.    


내향-직관형은 (외향-직관의 경우와 확실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일이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통찰력이 있다. 마치 예언자처럼 어떤 일이 닥쳐오리라는 것을 즉각적이고 분명하게 아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각형은 S(Sensing의 S)로, 직관형은 N(Intuition의 N, 직관이라는 뜻의 Intuition은 I로 시작되지만 내향형 Introversion의 I와 구별하기 위해서 Intuition의 두 번째 철자인 N을 쓴다)으로 표기한다.      



* 인용 및 참고:『분석심리학: C. G. 융의 인간심성론』 이부영, 일조각

[W]

이전 07화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 문제는 친화력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