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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닥쓰담 Jul 20. 2020

감각형과 직관형이 부딪치는 지점

#9  나는 어떤 성향인가? : 감각형/직관형


정말로 중요한 게 뭔지를 모르고 있잖아!


감각형에게는 ‘현재 굴러가고 있는 이 세상’ ‘지금 현재’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에, 직관형은 ‘표면에 가려진 이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초점을 둔다. 직관형이 눈앞에 있는 것보다 그 너머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은 그게 멋있어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그 너머에도 뭔가가 있다’는 게 (그 뭔가가 무엇이라는 것까지 항상 알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뭔가가 있다는 것만큼은) 저절로 알아지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 너머의 무엇’까지를 포함한 전체 안에서 ‘지금 눈에 보이는 이것’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더 두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지금까지 보아온 일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를 포함한 전체로서 통째로 이해되거나 혹은 이해되지 않거나 하는 것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직관형은 마치 항공촬영을 하듯이 전체를 조망한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면 큰 그림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길이 어디로 뻗어 있고 어디에서 막히고, 어디에 산이 있고 얼마나 더 가야 평지가 나오는지를 알 수 있다. 다만, 지면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일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직관형이 항공촬영으로 세상을 조망한다면, 감각형은 현장에 투입된 수색대와 같아서 하나하나 다 살펴보고 낱낱이 뒤지면서 탐색한다. 수색대는 미묘한 차이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 디테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함부로 발을 내딛었다간 지뢰를 밟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수색대에게는 ‘안전’과 ‘정확’이 생명이다. 그래서 감각형에게는 정해진 위치와 역할, 순서와 절차, 매뉴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감각형은 세심하고 정확하게 챙기는 것을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직관형은 사소한 것들을 놓치고 지나가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 아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각형은 사소한 실수(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을 ‘잘못’이라고 자각하고 신경을 쓰지만 직관형은 그것이 실수라는 자각조차 하지 못할 때가 많다. 


감각형은 실수를 ‘어린애들이 하는 짓’이라고 여기고, 다 자란 사람이 실수를 하면 “칠칠치 못하다” “정신 안 차린다” “나사가 빠졌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감각형 부모들은 어린 자녀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고쳐줘야 할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이나 업무에서의 사소한 실수를 감각형이 약점이라고 여긴다는 걸 직관형은 상상도 못 한다. 직관형에게 사소한 실수는 (가끔 짜증이 나는 일일 수는 있지만) 자기가 한 ‘바보짓’을 웃으면서 남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디테일 vs. 핵심


직관형은 책을 볼 때도 처음부터 꼼꼼히 다 읽는 것이 아니라 일단 주루룩 훑어보고 핵심과 요점을 파악한다. 책 안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개념을 이해했으면 내용을 굳이 기억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직관형은 ‘다 안다’고 생각해서 찬찬히 공부하려고 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감각형이 보기에 직관형은 ‘알고 보면 허당’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다 아는 것처럼 보여서 처음엔 대단한 줄 알았는데 하나하나 따져보면 정확히 아는 게 없더라…’ 이게 감각형이 직관형에 대해 가지는 인상이다.  


반대로, 직관형이 보기에 감각형은 답답해 보인다. 감각형이 일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붙들고 매달리는 걸 보면 직관형은 ‘쓸데없는 데 집착하느라 진도를 못 나간다’ ‘중요한 게 뭔지를 모르고 자잘한 데 신경을 쓰느라 일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


직관형에게 있어서 완성도란 ‘필요한 모든 부분들의 구성이 전체 그림에 얼마나 부합하는가’이고, 감각형에게 있어서 완성도란 ‘각 부분들의 기본과 디테일이 얼마나 흠 없이 완벽한가’이다. 양쪽 모두 완성도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완성도의 측면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한쪽은 ‘시야가 좁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은 ‘기본이 안 돼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감각형과 직관형은 주로 같이 일을 하거나 삶을 꾸려나갈 때 차이가 발견되는데, 서로 똑같이 상대방이 ‘뭐가 중요한지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감각형과 직관형이 서로 부딪치는 문제는 무엇이 중요하냐, 무엇이 기본이고 무엇이 우선이냐의 문제라서, 서로 양해하고 물러서기가 쉽지 않다.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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