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82일차
엄마아빠는 한강을 좋아하지. 아빠는 자취를 시작하고선 마포구를 거의 벗어나본 적 없는데 한강이 가까웠던 것도 한몫했던 것 같아. 바다 근처에서 자라서 그런가(라기엔 너무 도시가 된 곳이지만). 한강에 있으면 참 편안해. 주말이면 왁자지껄 술판을 벌이거나 자전거족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있기도 하지만 초록이 드문 서울에 쉼이 되는 얼마 안 되는 곳이기도 하지.
오늘 우리 딸을 데리고 세식구가 처음 함께 한강에 나가봤다. 딸은 자느라 몰랐을까. 바람도 좋고, 붐비지도 않고 참 좋아. 공원이 주는 매력이 이런 걸까 싶은 요즘이야. 러닝을 하면서 숲도, 강도 누릴 수 있는 다채로운 한강을 찬양하네. 자연에서 받는 에너지가 크다는 걸 나이들수록 알게 되는 것 같아. 콘크리트로 채워지지 않는 충만함이 있어.
딸에게는 한강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우리 딸도 좋아할지 궁금하다. 어제보다 컨디션이 좋아보이는데 계속 게워내는 게 신경이 쓰인다. 내일은 새 젖병, 젖꼭지로 분유를 줘볼게. 우리 딸, 오늘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