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느림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럼에도 Jul 26. 2024

미움이라는 괴물

 미움이라는 녀석은 힘은 나날이 세지고, 몸집을 키워간다.


 지난주 토요일을 시작으로 미움은 나날이 커져서 결국은 눈 떠 있는 많은 시간을 그때의 일을 떠올리다가 갑자기 그전에 있었던 비슷한 사건들을 한 번에 불러 모으는 '미움 빅데이터'가 눈앞에 펼쳐진다.


 미움을 한 번에 지우는 'delete' 버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움이라는 녀석은 시간이라는 먹이를 먹고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미웠던 일들이 한 번에 모이니, 소심한 마음에서는 감당이 되지 않아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라는 사람은 왜 이리 만만할까? 왜 그때 톡 쏘아붙이지 못했는가? 그때 그 자리에서 방관한 옆사람의 얼굴까지 더해져서 미움 한가득한 마음은 원망에 원망을 부르고 있었다.


 결국 나조차 어쩌지 못하는 마음은 혼자서 며칠을 보낸 지금에서야 다소 미움의 크기가 작아졌다. 물론 휴가라는 휴식과 하루종일 잠자기와 같은 명상 같은 수면이 이어진 후에 가능했다.


 나는 타인을 바꿀 수 없다. 다만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매뉴얼이 필요했다. 반복되는 이런 상황에서 상처를 주는 분과는 서서히 멀어지는 게 방법이 아닐까? 혼자만 참으면 된다는 전근대적인 사고가 일을 키운 건 아닐까?


 그때의 나에게 이차가해를 하고 있는 스스로에게도 경고를 보냈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대처하고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미움이라는 녀석의 몸집을 키우면서 낭비한 며칠의 시간을 아까워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시간은 유한하다. 처음엔 미운 사람이 싫었지만 지나고 나면 미웠했던 긴 시간이 아까워서 눈물을 흘린다. 그러기엔 인생은 짧고, 시간은 벌써 7월의 끝을 향해 가고 있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글이 좋아지는 처방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