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독일마을
남해 독일마을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은퇴 후 귀국해 정착한 마을로 알려져 있다. 실제 독일의 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온 듯 이국적인 풍경을 그리는 마을은 전깃줄을 지하로 매설하여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전경을 살렸고 ‘한국 속의 작은 독일’이라는 특화성을 살리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왔다.
덕분에 독일마을 외곽 역시 활성화를 이루게 되며 주변의 카페와 식당 등 편의시설이 생기며 관광업이 발달하게 되었고, 마을 내에서는 ‘독일마을 행복공동체 영농조합’을 통해 독일문화체험 등 독자적인 지역 문화를 개발하며 다양한 체험 및 볼거리를 제공하며 해마다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여행지로 주목받았다. 또한, 마을의 대부분은 부업으로 민박업을 겸하고 있다. 독일마을의 민박은 펜션이라고 부르지만 불과 방 1 - 3개의 소규모로 운영하여 직업적인 대형 펜션과는 성격이 다르다. 애초부터 난개발을 막기 위해 숙박시설 규모를 70평 미만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과 시설 등 모두 해가 지나면서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가 세월이 흐르며 마을의 생명력을 점점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의 고령화와 서비스의 질이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충족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였다. 그렇게 지난해부터 마을을 다시 살리기 위해 수많은 고민 끝에 해결방안으로 나온 건 ‘관광형 도시재생’이었다.
마을 전체를 ‘네트워크 호텔’로 개편하는 방식으로 이름도 ‘남해독일마을호텔’로 변경하며, 국내 최대의 유럽형 마을호텔이 탄생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민박집은 원래의 운영방식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공용으로 사용되는 용품 등을 통일하며 방문객의 편의성과 서비스 향상을 꾀했다. 하지만, 여느 다른 곳에 존재하는 민박촌이나 마을호텔과는 명확한 차별화를 통해 진짜 독일의 마을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실질적 경험과 해외여행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국내 관광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충족시킬지가 관건이다.
글, 사진 | yoonzak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