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읽는 이유

by 박수종

조안나의 <월요일의 문장들>에서 책을 읽는 이유로 “그것들마저 없다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먼지 같은 존재였기에”라고 쓴 부분을 봤다. 내가 책에 매달리는 이유다. 책을 읽을 때나마 내가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 같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는 거 같은 착각을 할 수 있다.


항상 책에 둘러 싸여 있다. 3~4권 정도를 동시에 읽는다. 1~2권을 하루에 다 읽기도 한다.

그래서 나에게 남는 것은?

위의 같은 책에서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음식을 매일 먹고 배설되지만 그 와중에 흡수되고 나의 몸을 유지하고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처럼 책도 다 기억되진 못하지만 나의 영혼 어딘가에 남아 나의 영양분이 되어줄 것이라고” 이런 기대감이다.


나의 영혼을 0.0001%라도 고양시켜줄 거라고 기대해본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좀 더 내려놓고 나무처럼, 꽃처럼, 바위처럼 애쓰지 말고 담담하게 비바람, 천둥, 다 받아내면서도 부산 떨지 말고 살아가고 싶다. 꽃이 시든다고 징징대고 떨어지려는 꽃잎을 묶어두지 않는 것처럼


인생의 슬픔을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사람들의 작품을 보는 것이 좋다. 아름답다. 슬픔, 고통을 불평, 불만으로 내뱉으며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고 서서히 병들어가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그걸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럼으로써 자신도 고통 위에 자신의 인생을 다지고 한층 성숙해진다.

인생은 늘 고통과 불안, 권태의 연속이지만 그것들을 직면하고 인식해서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것, 그거라면 좀 살만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걸 찾아 책 속으로 빠져든다.


난 내 자리에 우직하게 서있고 싶은데 나를 흔드는 작디작은 바람 한 점에도 중심까지 흔들린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 책 읽고 그런 사람 흉내만 내고 살아가는듯하다. 성숙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어른스러운 사람들은 젊었을 때에도 그랬던 거 같다.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책을 읽는다.


<어린 왕자> 중에 “ 그러면 나는 보아 뱀에 대해서도 원시림이나 별에 대해서도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사람의 수준까지 나 자신을 낮추어 브리짓이나 골프, 정치, 넥타이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어른들은 상당히 재치 있는 사람을 만났다며 매우 흡족해한다.”라는 글을 봤다.

책은 항상 진짜 이야기들을 한다. 현실에서의 그런 목마름이 날 책으로 달려가게 만든다. 진짜 이야기를 듣고 책 속의 저자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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