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석원 Jul 07. 2024

얼마만큼의 바보

바보의 순간을 좋아해


지갑을 놓고 출근하거나

지하철을 반대 방향으로 타고

중요한 무언갈 깜빡하고 빠뜨리는 것이 아닌


홧김에 뱉은 말 때문에 생각이 많아지거나 망설이다 결국 타이밍을 놓치고 후회에 사로잡히거나 전 날의 행동 때문에 일이 손에 안 잡히는 모습들 말이야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 내가 멍청했다’라고 깨닫는 순간을 이야기하는 거야 자만했던 순간 이후 이내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순간을


침대에 누워 본인이 얼마나 하찮은지 곱씹으며 괜스레 몸을 뒤척이기도 하고 늦은 밤 정처 없이 걸으며 도대체 왜 그랬는지 되묻기도 하겠지


누군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민망해하겠지만

그럼에도 순간을 껴안아 줄 거야 부족하지만 여린 마음까지도

작가의 이전글 불만 많은 생태와 오토파일럿(feat. 더티스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