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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랜드 히피 Apr 16. 2020

영수증의 유언

詩 2

첨예한 카드기에 내 몸을 베어

복부의 검은 피는 나의 이력이오 


여기 칼칼한 사막에

나지막이 걸어가는 늙은 낙타와 어린 낙타 한 쌍

그리고 그 위를 유영하는 종이 한 장 있소 


그대와 나의 고요 뒤에

백색의 선지 위에 그려진 점 하나

인생은 기록의 연속이다만

먹을 갈아 찍은 것도 점 하나요

고양이의 발자국도 점 하나거늘 


이 곳에는 두견새도 까마귀도 없어

그대 부디 새끼 낙타의 목숨을 빌어

나를 기억하노니 


오늘 흘린 눈물도

내일이면 모래바람에 뒤덮일 터

나 지금 그대의 이름 한 자락

귀에 꼽고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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